[새영화] 추억과 향수를 선물하는 ‘빨간머리 앤’

이지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1.14 14:05

수정 2013.01.14 14:05



'빨간머리 앤-그린게이블로 가는 길'
'빨간머리 앤-그린게이블로 가는 길'

"엘리자가 말했어요. 세상은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 정말 멋진 것 같아요.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일어난다는 거니까요."

어떤 이에겐 긍정의 아이콘으로 또다른 이에겐 추억과 향수를 선물하는 소녀 앤 셜리. 명작 애니메이션 '빨간머리 앤'이 디지털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돌아왔다. '빨간머리 앤'은 1908년 캐나다 여성 작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1986년에는 국내 텔레비전에도 방영되며 큰 사랑을 받아왔다. 1979년 세계적인 애니메이션의 거장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에 의해 제작된 작품으로 이번에는 또 다른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합류해 극장판 버전으로 새롭게 부활시켰다.

그린게이블의 안주인이자 매튜의 여동생 마릴라는 스펜서 부인에게 농사일을 도와줄 남자아이 입양을 부탁한다. 하지만 엉뚱하게 두 남매를 찾아온 아이는 남자가 아닌 여자아이 앤이다. 기차역으로 아이를 데리러 간 매튜는 수줍움 많고 과묵한 성격의 소유자지만 신기하게도 앤에게만은 첫 만남부터 마음의 문을 연다.
오빠와는 달리 똑 부러진 성격의 마릴라는 엉뚱하게 찾아온 빨간머리 소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빨간머리 앤'은 아름다운 시골마을 그린게이블에 주근깨 빼빼 마른 빨간머리 소녀 앤이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감성적인 이야기를 그린다. 하루 종일 수다를 멈추지 않고 보고 느끼는 것을 그대로 얘기하는 앤의 모습은 영화 상영시간 내내 관객들을 미소 짓게 한다.

이번 작품의 가장 큰 볼거리는 텔레비전 시리즈에 담겨진 아날로그 감성에 더욱 생동감 넘치는 그린게이블의 아름다운 풍광을 더한 것이다.
기쁨의 하얀 길과 반짝이는 호수, 그림 같은 그린게이블의 풍경은 보석처럼 빛나는 색감으로 우리의 눈을 더욱 기쁘게 해준다. 하지만 화려한 3D 영상과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에 익숙한 관객들에게 조금 생소하게 다가올 수도 있겠다.
또 텔레비전 시리즈 50화 중 1화에서 6화까지를 축약하다 보니 스토리의 전개에서 단조로움이 느껴지는 점은 다소 아쉽다. 전체관람가.

news100@fnnews.com 이지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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