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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베스’가 일본 노와 교겐을 만나면..

최진숙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3.06 16:56

수정 2013.03.06 16:56

‘맥베스’가 일본 노와 교겐을 만나면..

셰익스피어 원작, 권력욕의 화신 '맥베스'가 일본의 '노(能)'와 '교겐(狂言)'의 옷을 입고 걸어나온다. 노와 교겐은 분라쿠(文樂), 가부키(歌舞伎)와 함께 일본 4대 전통예능으로 꼽히는 장르다. 신화나 설화를 소재를 한 노가 비극적이고 상징적이라면 일상생활을 다룬 교겐은 희극적이고 사실적이다. 노는 가면을 쓴 가무극, 교겐은 가면을 쓰지 않는 대화극이라는 점도 차이다. 교겐은 노 공연 중 막간극으로 올려졌다.

명동예술극장이 일본 세타가야 퍼블릭시어터가 제작한 '맥베스'(사진)를 15일부터 17일까지 서울 명동극장에서 올린다.
유명 연출가 노무라 만사이가 주연배우까지 맡은 이 연극엔 일본 전통예술이 과감히 접목돼 있다. 등장인물의 수도 확 줄여 압축과 절제의 미학을 살렸다. 출연자는 맥베스 부부와 마녀 3인 총 5명이다. 부부의 고뇌와 갈등, 파멸에 집중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이들의 운명을 선고하는 마녀의 존재감도 커진다. "마녀들을 반드시 악마적인 존재로 볼 필요는 없다. 반대로 마녀들은 인간을 악마로 본다"고 노무라 만사이는 말한다.


노와 교겐의 관점은 깊숙이 투영돼 있다. '노'의 정신으로 맥베스 부부의 인간적인 비극에 집중하고, '교겐'의 관점에선 마녀 3인을 통한 신의 눈높이로 현실을 바라본다.
지난 2010년 3월 일본에서 초연돼 탁월한 현대적 해석으로 호평받았다. 3만5000~5만원. 1644-2003

최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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