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봄,‘진격의 한류’ ..책·공연·영화 세계와 소통

최진숙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3.19 17:38

수정 2014.10.29 02:39

4월 콜롬비아에서 공연될 이윤택의 연극 '피의 결혼'. 우리 전통과 스페인 플라멩코의 리듬을 융합시킨 강렬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4월 콜롬비아에서 공연될 이윤택의 연극 '피의 결혼'. 우리 전통과 스페인 플라멩코의 리듬을 융합시킨 강렬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올봄 한류(韓流) 행렬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세계는 한국을 부르고, 한국은 세계의 방문을 맞는다.

유난히 눈길 끄는 것은 영국 런던의 한국 바람이다. 런던의 이름난 문화행사 두 군데서 이미 한국을 최고 손님 자리에 올려놓고 판을 키우고 있다.


다음달 8일부터 10일까지 런던 얼스코트 전시장에서 열리는 런던도서전이 그 첫번째다. 올해로 43회를 맞은 이 행사는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과 쌍벽을 이루는 대형 도서전이다. 이곳의 올해 '마켓 포커스(주빈국)'로 뽑힌 한국 출판계는 행사기간 내내 일등 손님 대접을 받는다. 프랑크푸르트 도서전과는 달리 출판업체들만 참여하는 이 도서전은 저작권 교류가 가장 활발한 곳이기도 하다. 알에이치코리아, 블루래빗, 여원미디어, 예림당, 교원, 북잼, 북앤북 등 온·오프라인 출판사 25개사가 세계 출판계 큰손을 대상으로 거래를 시도한다. 한편에선 황석영, 이문열, 신경숙, 김영하 등 한국 작가들의 문학세미나가 릴레이로 펼쳐진다.

이번 도서전은 한국 출판계의 영어권 공략의 교두보가 될 것이라는 측면에서도 남다르다. 늦은 감이 있지만, 비로소 한국문학번역원 등을 통해 확보된 주요 작가들의 영어 번역본이 본격 마케팅 대상이 될 수 있는 시점에 왔고, 이제 그 시장도 갖게 됐다는 의미다. 런던도서전 마켓포커스 집행위원장인 양원석 알에이치코리아 대표는 "최근 전략적으로 영어권 시장을 염두에 둔 책이 많이 나왔다. 런던을 통로로 스웨덴, 스페인, 포르투갈 등으로 뻗어나갈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중세 때부터 한결같은, 런던 금융가 핵심구역 '시티 오브 런던'에서 오는 펼쳐지는 올해 페스티벌( 6월22일~7월17일)의 주빈도 우리나라다. 올해부터 '시티 오브 런던'을 주도하는 폴 거진은 세계적인 축제 에든버러 페스티벌의 집행위원장 출신으로 한국 문화에 일가견이 있는 인물. 그가 부임하면서 규모가 커진 이 페스티벌은 올해 처음 도입한 '메인 테마도시' 프로그램으로 서울을 지목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총 170여개 공연 중 한국 작품은 12개가 올려진다"며 "연극, 무용, 전통, 퓨전 등 4개팀으로 나눠 대규모 '케이씨어터(K-Theatre)' 공연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극단 여행자, 이경옥 무용단, 앙상블 시나위, 더 그랜드 마스터 등이 바비칸센터 등에서 공연을 올린다.

올봄엔 우리 전통과 타국 전통을 융합시켜 세계로 뻗어나가는 한류도 있다. 연출가 이윤택은 우리 장단과 스페인의 플라멩코를 결합, 신명나는 축제 한판을 서울(명동예술극장·27일∼4월 5일)에서 올린 뒤 곧이어 남미 콜롬비아로 무대를 옮겨간다. 남미 최대 축제 중 하나인 콜롬비아 이베로 아메리카노 페스티벌(4월 10∼19일) 초청을 받은 이 작품은 스페인 작가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원작의 '피의 결혼'이다. 결혼식날 다른 남자와 도주한 신부, 그들을 뒤쫓는 신랑의 이야기에 플라멩코와 남도소리가 어우러지는 강렬한 무대다. 이윤택은 "플라멩코의 즉흥성과 한맺힌 탁음이 한국적 창법과 맞닿아 있는 지점이 있다"고 했다.

한국땅을 직접 찾아오는 특별한 손님도 있다. 한류를 안방에서 확인하는 셈이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어벤져스2:에이지 오브 울트론'은 100억원을 들여 대규모 추격신과 전투장면 15∼20분 분량을 서울 마포대교,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 강남역 등에서 촬영한다. 인공지능 로봇 울트론에 맞서는 영웅 어벤져스 군단의 활약을 담은 이 영화에선 한국의 IT강국 이미지가 부각된다.
정부 측은 이 영화의 촬영으로 국가브랜드 홍보 효과가 2조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jins@fnnews.com 최진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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