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fnart와 함께하는 그림산책] ‘풍류’의 원조 최치원의 부활

정순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28 17:22

수정 2014.10.24 20:58

박원규 '풍류'(9월 14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최치원-풍류 탄생'展)
박원규 '풍류'(9월 14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최치원-풍류 탄생'展)

12세 되던 해인 서기 868년 당(唐)에 유학한 그는 18세에 외국인으로는 최고 성적으로 빈공과에 급제한다. 젊은 시절 '토황소격문(討黃巢檄文)' 같은 글로 중국에서 문명(文名)을 날리지만 이방인으로서의 한계가 그의 날개를 꺾고 만다. 28세 때 귀국해 한때 헌강왕의 총애를 받았으나 이듬해 왕이 죽자 그는 다시 변방으로 밀려난다. 절치부심하던 그는 '시무십여조(時務十餘條)'라는 사회개혁안을 내놓기도 하지만 이 역시 실패한다. 철저한 신분사회였던 신라에서 6두품 출신의 그가 꿈과 이상을 펼치긴 쉽지 않았을 터. 이후 경주 남산, 합천 청량사, 지리산 쌍계사, 동래 해운대 등지를 떠돌던 그는 천하를 주유하다 죽었다고도 하고 신선이 되었다고도 전한다.


1100여년 전 이 땅에 살았던 최치원(857~?). 신라 최고의 천재로 통했던 그는 누구이며 그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전하는 바는 무엇인가. 유(儒).불(佛).선(仙)을 통합한 그의 풍류(風流)사상의 본질은 무엇이며 그것이 지금의 우리들에겐 또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가.

30일부터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에서 열리는 '최치원-풍류 탄생'전은 신선이 되어버린 천재 최치원에 관한 전시이자 그의 풍류사상을 현대미술로 재해석한 전시다.
여기에는 그의 풍류사상을 살펴볼 수 있는 해인사 희랑대사상, 영당현판, 가야산 암벽석각 탁본 등 유물 50여점과 박원규, 이돈흥, 정도준, 정병규(이상 서예 및 타이포그래피), 박대성, 김종원, 문봉선, 박병춘(이상 서화), 김종학, 황재형, 유승호, 배병우(회화 및 사진), 서용선, 최정화, 정종미, 한상아(설치 및 미디어) 등 현대작가들이 최치원의 풍류사상을 재해석한 작품 50여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를 기획한 예술의전당 이동국 서예부장은 "이번 전시는 최치원이라는 1100여년 전 인물의 실존과 그가 처음 정의해낸 '풍류'라는 우리 인문 정신문화의 원형질을 예술로 시각화해내는 자리"라고 소개했다. 전시는 9월 14일까지. (02)580-1300

jsm64@fnnews.com 정순민 문화스포츠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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