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가을 밤, 문화 선물.. 야외공연 줄줄이 펼쳐져

이세경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9.15 16:47

수정 2014.09.15 16:47

가을을 맞은 공연계가 어두컴컴한 극장을 박차고 나와 야외로, 거리로 나선다. 서울문화재단이 펼치는 이동하는 선물상자 '원더 프레젠트'도 그런 공연의 하나다.
가을을 맞은 공연계가 어두컴컴한 극장을 박차고 나와 야외로, 거리로 나선다. 서울문화재단이 펼치는 이동하는 선물상자 '원더 프레젠트'도 그런 공연의 하나다.

축복받은 계절이다. 따가운 햇살과 청명한 하늘, 몸을 스치는 선선한 바람이 애써 눌러앉힌 마음을 들썩이게 한다.
어두컴컴한 극장으로 들어가기도 아까운 날씨, 거리로, 야외로 가을의 유혹을 따라 주저 없이 밖으로 나가 보는 건 어떨까. 익숙한 거리와 광장이 화려한 공연장으로 탈바꿈하는 모습도 지켜볼 만하다.

■가을밤, 푸른 잔디 그리고 음악

오는 20~21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내 88잔디마당에서는 도심 속 '2014 크레디아 파크 콘서트'가 열린다. 2010년 처음 열린 파크 콘서트는 올해 '로맨티스트 콘서트'와 '디즈니 인 콘서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20일에는 유키 구라모토, 이루마, 리처드 용재 오닐, 신지아 등 한국인이 사랑하는 음악가들이 총출동해 로맨틱한 가을밤을 선사한다. 21일에는 디즈니 음악을 라이브로 만날 수 있는 '디즈니 인 콘서트'가 예정돼 있어 아이들과 함께 관람해도 좋을 듯하다. 3만~8만원.

오는 27~28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신세계스퀘어 야외무대에선 '예술의전당 재즈 페스타'가 열린다. 올해로 세 번째를 맞는 이 축제는 국내외 재즈 뮤지션들이 총출동한다. '라이브의 여왕' 이은미가 재즈 보컬리스트로 변신, 재즈 피아니스트 민경인과 함께 무대에 선다. 데뷔 앨범을 내자마자 스타로 떠오른 솔 보컬 자이언티(Zion T)는 재즈 피아니스트 윤석철과 호흡을 맞춘다. 또 둘째 날엔 재즈 디바 말로와 선우정아가 환상적 듀오 무대를 선사하며 블루스 기타의 두 고수 한상원과 찰리 정이 한 무대에 올라 한판 음악 대결을 벌인다. 페스티벌의 피날레는 17인조 재즈파크 빅밴드와 가수 BMK, 국내 유일의 재즈 하모니카 연주자 전제덕이 함께 화려하게 장식할 예정이다. 1일권 4만4000원, 2일권 6만6000원.

■수준 높은 무료공연 놓치지 말자

야외에서 만날 수 있는 무료 공연들도 줄줄이 대기 중이다.

20~21일 오후 7시에는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멀티플라자 이벤트 광장에서 '서울시향의 강변음악회:Classics For 2 Nights'가 열린다. 서울시향의 대표 야외 공연인 이번 무대에는 플라시도 도밍고, 안드레아 보첼리, 스팅 등의 음악 파트너인 지휘자 스티븐 머큐리오가 지휘봉을 잡고 소프라노 캐슬린 김, 뮤지컬 배우 카이 등이 함께 호흡을 맞춘다. 20일에는 '클래식 앤드 록'을 주제로 홀스트의 '행성'과 록밴드 퀸의 대표곡 '보헤미안 랩소디' 등을 밴드와 오케스트라 연주로 만날 수 있다. 21일에는 '클래식 투 브로드웨이'를 주제로 뮤지컬 '마이 페어 레이디' '레 미제라블'의 대표곡을 들려준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대학로 거리공연 축제'도 20일 문을 연다.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내 야외공연장에서 펼쳐질 개막식에선 들소리의 '월드비트 비나리'가 무대에 오를 예정이며, 미국·캐나다·일본·태국 등 해외 유명 공연단의 거리공연도 24일까지 만날 수 있다.

서울문화재단은 오는 27일까지 이동하는 선물상자 '원더 프레즌트(Wonder present)'를 서울 연세로에 설치해 음악과 춤 등 다채로운 공연을 선물한다. 17일부터 시작되는 '음악다(多)방'에서는 거리의 악사로 활동 중인 거리아티스트 'MIML' '체리팩토리'등 10개 팀의 거리공연이 펼쳐진다. 특히 19일에는 집시기타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기타리스트 박주원과 전제덕을 초청, 잔잔한 감동을 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 대표 거리 예술축제 '하이서울페스티벌 2014'도 오는 10월 1일 문을 연다. 서울 광화문광장과 청계광장, 세종로, 청계천로, 덕수궁 돌담길 등에서 열리는 이번 축제는 '길에서 놀자'라는 슬로건 아래 오는 10월 5일까지 계속된다.

프랑스 대표 거리예술 단체인 '카르나비에'는 불꽃 퍼레이드 및 설치물을 이용한 인상적인 공연 '오디세우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룩아모로스의 '네 개의 태양', 마더보드 프로덕션의 '언더그라운드' 등도 야외의 다양한 공간을 무대로 역동적인 퍼포먼스를 펼친다. 현대인들의 바쁜 일상을 보여주는 '빨리빨리', 도시 이면에 존재하는 노숙자에 대한 이야기 '달콤한 나의 집' 등 서울의 풍경을 담은 국내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다.


서울문화재단 조선희 대표는 "문화민주주의 확산으로 특권층의 전유물이었던 공연이 시민들의 일상생활로 들어가고 있다"면서 "거리 예술은 수익을 낼 수 없는 사업이기 때문에 문화체육관광부, 서울문화재단 같은 공공기관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seilee@fnnews.com 이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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