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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경 산수화의 대가, 서거 250주년 맞아 겸재화파전

노정용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5.11 16:37

수정 2009.05.11 16:26

▲ 겸재 정선의 '풍악내산총람(楓岳內山總覽)'
■간송미술관, ‘겸재 화파전’

올해는 우리의 산천에 내재된 아름다움을 독자적인 눈으로 그려낸 진경 산수화(眞景山水畵)의 대가 겸재(謙齋) 정선(1676∼1759)이 타계한 지 250주년이 되는 해다. 간송미술관은 오는 17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성북동 간송미술관(02-762-0442)에서 ‘겸재 서거 250주년 기념 겸재화파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겸재의 작품 70∼80점을 비롯해 신윤복, 김득신, 김홍도, 강희안, 심사정 등 겸재의 화풍을 계승한 조선시대 후배 화가 작품 110여점이 특별 전시된다. 특히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겸재가 64세 때인 1739년에 청운동 일대 골짜기를 그린 ‘청풍계(淸風溪)’다. 또 63세에 그린 ‘관동명승첩(關東名勝帖)’ 중 ‘해산정’, ‘시중대’, 양천현령으로 재임하면서 친구와 시와 그림을 바꿔보자며 약속한 뒤 1740∼1741년 한강의 명승지를 그린 ‘경교명승첩(京郊名勝帖)’의 ‘독백탄’, ‘목멱조돈’ 등도 전시된다.

겸재가 72세 때 금강산에 다시 가 그린 해악전신첩(海嶽傳神帖) 중 ‘총석정’, ‘사인암’, 추상화적인 경향의 그림을 선보이기 시작한 75∼76세 때의 ‘만폭동’, ‘총석정’ 등도 볼만한 작품들이다.
특히 그가 80세에 그린 ‘사문탈사(寺門脫蓑)’ 등은 숨지기 직전까지 그림을 그린 작품으로, 겸재의 그림이 나이가 들면서 더욱 단순화·추상화되어가는 경향을 잘 보여준다.

최완수 간송미술관 한국민족연구소 연구실장에 따르면 겸재는 주역의 원리에 맞게 그림에도 음양의 조화를 모색해 먹의 번짐을 이용하는 중국 남방의 묵법(墨法)과 필선을 중시한 북방의 필묘(筆描)를 적절히 취해 특유의 기법을 창안했다.
창강 조속(1595∼1668)과 죽천 김진규(1658∼1716) 등이 진경 산수화의 토대를 닦았다면 겸재는 진경 산수화의 꽃을 피운 대가인셈이다.

최완수 실장은 “겸재 서거 250주년을 맞아 30여년간 연구한 결과물을 올해 안에 책으로 발간하기 위해 원고지 3500여자 분량의 저술 작업도 최근 마쳤다”고 소개했다.


한편 최근 강서구 가양동에 겸재정선기념관이 문을 열고 상설전시에 들어간 데 이어 국립중앙박물관도 가을께 겸재 전시를 계획 중이어서 올해는 겸재 작품을 볼 기회가 많을 전망이다.

/noja@fnnews.com노정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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