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출판

[화제의 책] 커넥션

박하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3.18 16:43

수정 2009.03.18 16:43



(제임스 버크/살림)

14세기 프랑스의 서민들은 린넨(아마로 짠 직물)으로 만든 옷을 주로 입었다. 오래 입어 해진 옷들은 버려졌고 이는 넝마주이가 주워 갔다. 원래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비료로 쓸 가축뼈를 모으던 그들은 곧 린넨이 고급 종이의 원료란 것을 알게 된다.

?은 린넨 넝마에서 흰 펄프를 양껏 뽑아내면서 제지 산업은 한 차례 도약한다. 더불어 종이를 만드는 데 쓰이는 기계들의 수요도 늘어났다.

흑사병 이후 확 줄어든 인구 탓에 한가해진 재봉사들은 젖은 펄프를 말리는 철망을 만드는 일에 동원됐다.
이 덕에 금속실을 뽑아내는 기술 역시 진보한다. 싸구려 린넨 조각이 금속 공업의 발달에 공헌한 셈이다.

오늘날 우리의 삶을 가능케 한 발명은 참 여러가지가 있다. 이들은 어느날 불쑥 독자적으로 등장한 게 아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타난 발명품들은 전혀 관련이 없는 분야까지도 하나로 이어준다.

이 책은 영국의 저명한 TV 프로듀서인 저자가 만든 과학다큐멘터리에 기반을 두고 있다.
영국과 미국에서 3차례 제작되며 큰 인기를 끈 시리즈물이 활자로 탄생한 것이다.

그는 ‘문명 전달의 영웅’으로 꼽히는 인쇄술이 고대 로마에서부터 시작됐다고 말한다.
독자들은 시대와 국경에 전혀 구애받지 않고 해박한 지식을 풀어나가는 작가에게 한 번,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발명의 연결 고리에 두 번 놀라게 된다.

/wild@fnnews.com 박하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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