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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의 고통,배우의 속살..연극 ‘예술하는 습관’

최진숙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6.15 21:08

수정 2011.06.15 21:08

예술가들의 진짜 모습은 어떤 것일까.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살고 있는 건 아닐까. 나이가 들어도 영감의 샘은 여전할까. 무대 위 경쟁 배우에 대한 생각은 또 어떨까.

영국의 현대 극작가 앨런 베넷의 '예술하는 습관'은 이런 질문에서 시작하는 연극이다. 예술가들의 내면에 숨겨진 창작의식과 고뇌를 파헤치면서 예술의 본질을 추구하는 철학적인 작품이다. 영국이 낳은 대문호 휘스턴 휴 오든과 음악가 벤자민 브리튼의 가상 만남을 배경으로 한 극중극 형식. 오든과 브리튼이 25년 만에 재회했다는 상황을 설정, 만남 뒤 생겨나는 미묘한 두 사람 간의 갈등을 따라 극은 진행된다. 극중극 이름은 '칼리반의 날'이다. 오든 역을 맡은 피츠, 브리튼 역을 맡은 헨리, 전기작가 카펜터 역을 맡은 도널드 등이 개막을 앞둔 이 연극의 리허설을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유명 예술가의 생애와 창작과정을 다룬 리허설 속 '극 안의 이야기'에서 예술가의 삶을 엿보게 한다.
이를 연기하는 배우들의 실제 모습은 '극 밖의 이야기'를 통해 실감나게 그려진다. 초연은 2009년 11월 영국 로열국립극장에서였다. 앨런 베넷은 '조지 왕의 광기', '히스토리 보이즈' 등을 통해 특유의 익살과 통렬한 문체를 과시해온 작가다.

국내 무대서 이 작품을 만드는 이는 중견 연출가 박정희다. 오는 21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이 작품을 올린다. 박정희는 "다양한 인물이 무대에 등장하는 캐릭터 연극에 가깝다. 연극 연습실을 매개체로 우리 사회의 모습을 조망해보는 연극"이라고 소개했다.

출연진의 면면은 솔깃하다.
오든 역을 연기하는 피츠와 브리튼 역을 연기하는 헨리는 각각 관록의 배우 이호재, 양재성이 맡는다. 개성파 배우 오지혜, 민복기도 이들과 함께 무대에 선다.
번역은 고영범이 맡았다.

/jins@fnnews.com최진숙기자

■사진설명=연극 ‘예술하는 습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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