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일반

제철에 먹어보는 구룡포 명물 과메기

이재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10.28 17:56

수정 2011.10.28 17:56

동해의 일출보다 검붉은 과메기의 계절이 돌아왔다.

겨울이 찾아온 구룡포에는 바닷길을 따라 곳곳에 과메기들이 병풍처럼 늘어져 있다. 한껏 여유로워 보이는 바다풍경과는 달리 과메기를 손질하는 어민들의 손길이 분주하기만 하다.

과메기의 원재료는 청어였다. 포항 구룡포 사람들이 한겨울 청어를 새끼줄에 엮어 부엌의 살창에 걸어 말리던 것이 과메기다.

그렇게 흔하던 청어가 10여 년 전부터 잡히지 않아 그 자리를 꽁치가 대신하고 있다.

꽁치과메기는 지방질과 단백질이 많아 씹을수록 구수한 맛이 나고 뇌세포 활성화 물질인 불포화지방산(DHA)을 다량 함유해 성인병예방과 피부미용에 좋고 과메기 숙성과정에서 생기는 아스파라긴산은 숙취해소 기능을 한다.

한적한 솔숲을 지나 바닷길 마지막에서 만난 구룡포 904과메기.

이곳은 다른 과메기 덕장과는 달리 조금은 특별한 과메기를 생산한다 하여 그 유명세를 파악하기 위해 서둘러 덕장에 발을 옮겼다. 예닐곱 정도의 아낙들이 분주하게 꽁치를 손질하고 옆에선 건장한 사내들이 널어져 있는 꽁치를 어디론가 옮기는 모습이 여느 덕장과 같은 모습이었다. 그렇게 얼마동안 의문점을 품고 그 광경을 지켜보던 중 이곳 904과메기의 사장이신 박성환 씨가 빙그레 웃으며 다가왔다.

“뭐가 다른지 보이는교?”

투박하나 정겨움이 묻어나는 사투리에 역동적이고 밝은 모습이 흡사 동해바다를 연상케 하는 주인장은 연신 미소를 머금으며 필자를 작업장 안으로 안내하였다. 위생적이고 깔끔한 세척장에 큼지막이 자리하고 있는 정수설비를 가리키며 “ 이 구룡포에서 같은 원료(꽁치)가지고 비슷한 장소에서 과메기 작업을 하는데 맛이 다르다면 이상하지 않는교? 우리 과메기가 유명한건 바로 이 물입니다. 옆으로 보이는 이 장치가 오존수를 생성하는데 바로 이 오존수로 꽁치를 세척하기에 비린내가 안나요.”라며 작업대에 걸어져 있는 과메기를 한 마리 빼어다 능숙한 솜씨로 껍질을 제거하곤 반으로 쭉 찢어 맛보라며 건넨다.

평소 비린걸 싫어하는 필자는 잠깐 망설이다 간신히 입안에 넣었는데 우려하던 비린내는 전혀 없고 쫄깃하게 씹히는 식감에 고소함이 더해지는 것이 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지게 만든다.

과메기 생산 과정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세척인데 오존수로 세척하면 살균, 살충 효과가 있어 비린내가 없고 보관기일 또한 길어서, 집에서 택배로 받아도 신선한 과메기를 맛 볼수 있다고 한다.

십여 년간 과메기만을 생각하며 대학 교수진과 수없이 연구하고 노력한 끝에 지금의 904 과메기가 많은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하는 사장님의 말씀과 함께 현장에서 직접 보고 맛을 본 후에야 과연 904과메기만의 특별함을 알 수 있었다.

전국에 택배로 출하되는 양이 하루에 200여 군데가 넘고 904과메기의 히트 상품이라 할 수 있는 과메기야채세트(과메기, 각종 쌈, 야채, 미역, 김, 초장 등)는 감각적인 포장 디자인과 함께 알찬 구성으로 겨울철이면 한 달 평균 5,000개 이상이 전국 각지로 보내어진다고 한다.
(가격은 야채세트 중:25,000원, 대:36,000원) 인터넷으로 살 수도 있고, 전화로도 주문이 가능히다. (www.904.co.kr 054-275-5882)

/onnews@fnnews.com 온라인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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