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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과 악의 경계에서 던지는 질문과 성찰, 연극 ‘즐거운 복희’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8.29 18:09

수정 2014.10.23 10:32

선과 악의 경계에서 던지는 질문과 성찰, 연극 ‘즐거운 복희’



남산예술센터와 극단 백수광부가 공동 제작한 연극 '즐거운 복희'가 오는 9월까지 열린다.

연극 '즐거운 복희'의 배경은 한적한 호숫가 펜션 마을이다. 펜션 주인들은 아버지를 잃은 복희를 '애도 마케팅'의 수단으로 이용해 수입을 늘린다. 복희는 날마다 아버지의 묘소를 참배할 것을 강요당하며, 사람들의 욕망이 만들어낸 이야기 속에 갇히게 된다.

평범한 인간들의 욕망과 이기심이 빚어낸 비극을 다루는 이 작품은 '본극'과 '막간극'으로 구성된 독특한 형식을 가지고 있다.

본극에서는 호숫가 펜션 주인들이 세속적 욕망을 충족시키고자 복희의 사연을 꾸며내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에 반해 막간극은 복희의 독백으로만 이뤄져 있다. 극중 인물들과 한 번도 같이 등장하는 일 없이, 오로지 막간극으로만 등장하는 복희의 존재는 이야기의 해석을 더욱 다채롭게 만들어주는 연극적 장치라 할 수 있다.

원형무대 활용 등 실험적 연출도 눈길을 끈다. 이 작품은 깊이가 느껴지는 원형무대를 이용해 극중 가장 중요한 배경이자 모티브인 호수를 성공적으로 형상화한다.
잠겨있는 물 이미지가 느껴지는 무대는 고립된 상황에 처한 복희의 내면을 더욱 극적으로 보여준다.

이인철, 이호성, 강일, 유병훈, 박완규, 박혁민, 전수지 등 개성파 배우들이 총출연해 탄탄한 앙상블을 보여주는 이 작품은 선과 악, 진실과 허구의 모호한 경계를 들춰내며, 나아가 인간 존재와 주체성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연극 '즐거운 복희'는 내달 21일(일)까지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서 공연된다.

/lifestyle@fnnews.com 김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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