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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아닌 숭례문·경희궁 복원 논란.. 도대체 왜?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12.31 13:05

수정 2012.12.31 13:05

5년 전 방화로 소실된 국보 1호 숭례문의 복원공사가 막바지에 이른 가운데 공개된 홍예문(무지개 모양의 중앙 통로) 천장의 용 문양을 두고 인터넷 상에서 한바탕 논란이 벌어졌다.

트위터 등의 소셜네트워크(SNS) 공간을 비롯해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홍예문의 전후 사진이 공유됐다. 두 사진에 나온 용 모양은 확연하게 다른 만큼 복원 작업이 엉망으로 진행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누리꾼들 사이에서 강하게 제기됐다.

역사학자 전우용씨는 30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숭례문에 복원된 용 그림이 화제군요"라며 "용을 이렇게 만들어놓은 건 십중팔구 단가일 겁니다. 디즈니 캐릭터 같은 이 용이 가격 중심문화의 상징인 셈이죠"라고 평하며 비판 여론에 합류했다.

숭례문에 대한 말들이 많아지자 이번에는 경희궁 얘기까지 나왔다.
경희궁 숭정전의 복원 전후라는 사진이 인터넷에 마구 퍼지기 시작했다. 이 두 그림의 경우 전반적인 용 모양에서 색상까지 전부 다르기 때문에 경희궁 복원 작업도 엉망으로 진행됐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 모든 의혹은 전부 거짓으로 드러났다.

숭례문 복원을 맡고 있는 단청장 홍창원씨의 아들은 한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이번 숭례문 단청 복원에서 핵심은 조선초기 단청의 복원이었다. 숭례문이 조선 태조 때 완성된 초기 건축이기 때문"이라며 "그 때는 화려하지 않은 굉장히 수수한 단청으로 돼 있었다"고 반박했다.

이어 홍씨는 1963년 당시 용 사진을 공개하며 "이번 논란이 되고 있는 용은 1963년의 용을 복원한 것이다. 그때의 숭례문 단청이 조선 초기 단청으로 알고 있고 감리단(문화재청) 등에서 그 때의 용으로 하라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경희궁 숭정전의 경우도 다른 사연이 있었다. 동국대가 경희궁 관리권을 인수한 뒤 이를 보수하는 과정에서 위치 표시 겸 구색 맞추기 용도로 그려놓은 문양이 마치 날림으로 복원된 완성작처럼 인터넷서 유포된 것이다.


결국 전우용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홍씨의 글 링크와 함께 "숭례문 용그림 단청장 아드님의 글"이라며 "복원 기준으로 삼은 건 1963년의 용 그림이라는데 참고하세요. 단가 관련 트윗들은 지우고 당사자에게 사과드립니다"라고 전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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