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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남이 보는 ‘나’의 간극.. 극작가 이강백의 ‘즐거운 복희’

이다해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8.18 17:20

수정 2014.10.24 00:24

나와 남이 보는 ‘나’의 간극.. 극작가 이강백의 ‘즐거운 복희’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어느 호숫가의 펜션 타운. 펜션을 분양받은 6명의 주인이 모여있다. 대한제국의 백작 작위를 이어받았다는 사람, 펜션에서 사망한 장군의 초상화를 그린 화가, 자서전 대필가, 레스토랑 운영자, 전직 수학교사, 건달 등 출신은 각양각색이지만 공통된 목적이 있다. 펜션을 통해 돈을 벌겠다는 것.

이들은 죽은 장군의 딸인 복희를 이용한다. '애도 마케팅'이란 미명 아래 복희에게 매일 눈물로 아버지의 묘소를 참배하는 '슬픈 복희'의 삶을 강요한다.

연극 '즐거운 복희'(사진)는 진짜 복희와 타인이 만들어 낸 복희 이야기 사이에서 실재와 허구, 선과 악의 모호한 경계를 묻는다. 나아가 이 경계에서 살아가는 인간 존재와 정체성에 대한 의문을 던진다.


지난 2009년 공연한 '봄날'을 한국연극평론가협회가 선정하는 '올해의 연극 베스트 3'에 올렸던 이강백 작가와 이성열 연출가가 두번째로 호흡을 맞췄다. '파수꾼' '결혼' '북어대가리' 등으로 한국 연극계에 굵직한 족적을 남겨온 이강백 작가 스스로 '제2의 데뷔작'이라고 부른 만큼 애정과 노력을 담은 작품으로 알려졌다.
그가 서울예술대학 극작과를 정년퇴직한 뒤 극작 생활을 다시 여는 이 작품은 2007년 국립극단에서 올린 '황색여관'에서 파생된 주제 아래 4년 동안 7번의 수정을 거쳐 태어난 산고의 결실이다.

특유의 해석으로 섬세한 연출을 보여주는 이성열 연출가와 이인철(화가 역), 이호성(백작 역), 강일(박이도 역) 등 개성파 배우들의 앙상블도 기대된다.
공연은 오는 26일부터 9월 21일까지 서울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서 열린다. (02)758-2150

이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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