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골프일반

無원칙 협회 행정에 골퍼들 뿔났다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9.01 21:47

수정 2010.09.01 21:47

“도대체 선수들은 언제까지 협회의 무원칙, 무책임, 무소신 행정에 끌려다녀야 합니까.”

2일 개막하는 한국프로골프(KGT)투어 메리츠 솔모로오픈 중계방송이 마지막날 오후 6시에 끝나는 것으로 잡혀 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된 한 선수의 부모 K씨(56)는 이렇게 분통을 터트렸다.

익명을 요구한 그는 방송 시간이 그렇게 잡혀 있다는 걸 전혀 모르다가 대회 개막일에서야 알게 돼 이후 일정에 큰 차질을 빚게 되었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K씨는 다음 주 열리는 한일대항전 기간에 맞춰 10여명의 국내 선수들이 7일부터 시작되는 일본프로골프(JGTO)투어 예선전에 참가 신청서를 제출했는데 그의 아들도 거기에 포함되어 있다며, 테스트에 나가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메리츠 솔모로오픈을 마치자마자 일본행 비행기를 타는 일정을 잡고 있었는데 그것이 어렵게 됐다고 사정을 털어 놓았다.

당초 예정대로라면 대회 최종일 당일 7시10분 일본행 비행기를 타야 하는데 그것이 불가능해져 부랴부랴 다음 날(6일) 비행기로 변경이 불가피했다는 것. K씨는 “6일은 선수들의 연습 라운드가 예정돼 있다”며 “결국 협회의 안일한 선수 지원 행정으로 선수들만 피해를 보게 됐다. 연습 라운드를 펼쳐지 못한 채 테스트에 응하게 돼 선수들이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KGT 관계자는 “대회 일정이 6시에 끝나게 된 것은 전적으로 주관 방송사의 의사가 반영된 결정이었다”며 “사안의 중대성을 꼼꼼히 체크해 그에 따른 준비를 하지 않은 선수들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테스트에 전념하기 위해 이번 대회에 불참한 류현우가 그 좋은 예”라면서 “일본 테스트는 어떤 면에서 사적 성격이 짙지만 방송은 전체 선수를 놓고 보았을 때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소홀히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몇 명의 선수가 일본 테스트에 응시하느냐’는 질문에 답을 하지 못했다.

이번 대회는 골프전문채널 J골프가 전 라운드를 생중계한다. J골프 측은 “같은 날 현대건설 서울경제여자오픈 중계방송이 겹쳐 있어 부득이 그렇게 편성할 수밖에 없었다”면서도 “하지만 그 시간대에 시청률이 높아 무엇보다도 스폰서의 반응이 좋고 선수들도 만족스러워하므로 별문제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J골프 측은 또 “올 시즌은 현행대로 편성한 뒤 문제가 발견된다면 내년부터는 근본적 해결책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작년까지 여자대회 중계방송에 치중했던 J골프는 올 시즌 들어 SBS코리안투어가 사라지면서 다수의 남자대회 중계까지 하고 있는데 일정이 겹칠 경우 여자대회 중계방송을 먼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대회 공식 연습 라운드에서 만난 선수들의 반응은 J골프의 분석과는 정반대의 입장이다.
선수들은 이구동성으로 “협회가 순전히 시청률만 고려하는 방송사에 지나치게 끌려다니는 느낌”이라며 “그 시간대까지 경기를 하는 투어는 아마도 전 세계투어를 통틀어 우리밖에는 없을 것”이라고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golf@fnnews.com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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