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골프일반

로리 매킬로이, 와이어 투 와이어로 클라레 저그와 입맞춤(종합)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21 13:24

수정 2014.10.25 00:52

예약 취소는 없었다.

'차세대 골프황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클라레 저그에 자신의 이름을 새겼다. 매킬로이는 20일(현지시간) 잉글랜드 호이레이크의 로열 리버풀GC(파72·7312야드)에서 열린 제143회 브리티시오픈 마지막날 4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쳤다.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를 기록한 매킬로이는 리키 파울러(미국)와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의 추격을 2타차 공동 2위로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인 클라레 저그를 들어 올렸다.

3라운드를 마친 뒤 2위 그룹과 6타 차이로 타수가 벌어졌을 때 사실상 우승을 '예약'한 상태였다. 가르시아와 파울러의 맹추격으로 한 때 위기를 맞기도 했으나 별 무리없이 와이어 투 와이어(나흘간 단 한 차례도 선두를 내주지 않은 우승)로 메이저 대회 3승을 장식하는데 성공했다.
매킬로이는 2011년 US오픈, 2012년 PGA챔피언십서 정상에 오른 바 있다. 따라서 마스터스서 그린 재킷을 걸치게 되면 4대 메이저대회를 시기에 상관없이 모두 석권하는 이른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25세 이하 나이로 4대 메이저 대회 중 3개를 제패한 골퍼는 잭 니클라우스, 타이거 우즈(이상 미국)에 이어 골프 역사사상 세 번째다. 그에게 차세대 골프 황제라는 수식어가 붙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이를 의식하듯 매킬로이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25세 나이에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4분의 3을 채우다니 나 자신이 자랑스럽다"며 "이렇게 일찍 이런 성과를 이루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고 감격했다. 그는 이어 그는 "내년 마스터스 골프대회에서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완성하고 싶다"며 "나는 (마스터스 개최지인) 오거스타에서 티샷을 하는 데 편안했었고 점점 더 편안해지고 있다"며 강한 자심감을 내비쳤다.

이번 우승으로 매킬로이는 다시금 '포스트 타이거'의 선두 주자임을 입증했다. 매킬로이는 2012년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하고 세계랭킹 1위에 등극했다. 하지만 그 영화도 오래가지 않았다. 호사다마라고 자신을 권좌에서 끌어내릴만한 파괴력을 지닌 많은 일들이 벌어졌다. 우선 메인 스폰서를 타이틀리스트에서 나이키로 바꾸면서 새로운 클럽에 대한 적응이 더디었다. 그 과정에서 이전 후원사인 오클리로부터 계약 위반으로 고소를 당했다.

그리고 자신이 직접 매니지먼트사를 설립하면서 이전 소속사인 호라이즌 스포츠 매니지먼트로부터도 제소를 당했다. 그리고 같은 시기에 연인이었던 전 여자 테니스 세계랭킹 1위 캐럴라인 보즈니아키(덴마크)와도 끊임없는 결별설로 편치 않았다. 이들 커플은 그러한 루머에도 불구하고 올 1월에 약혼했지만 결국 지난 5월22일에 파혼했다.

그런저런 이유로 매킬로이는 지난해 시즌 내내 단 1승도 올리지 못하고 부진을 거듭하다 12월에 호주오픈서 첫 승을 거두며 부진 탈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이름값을 하기 시작한 것은 파혼 1주일만에 출전한 유럽프로골프(EPGA)투어 메이저대회인 BMW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부터다. 2012년 11월 월드투어 챔피언십 이후 1년 6개월 만의 유럽투어 우승이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2개월여만에 메이저대회서 승수를 추가하므로써 완전히 상승세로 돌아선 매킬로이가 향후 써내려갈 골프 역사에 거는 기대가 크다.


짐 퓨릭(미국)이 단독 4위(최종 합계 13언더파 275타)에 입상한 가운데 세계랭킹 1위 애덤 스콧(호주)은 6타를 줄이는 뒷심을 발휘해 자국 출신의 마크 레시먼과 함께 공동 5위(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대회를 마쳤다. 한국 국적 선수로는 유일하게 컷 통과에 성공하며 '톱10' 입상이 기대됐던 안병훈(23)은 타수를 줄이지 못해 공동 26위(최종 합계 4언더파 284타)에 그쳤다.
허리 부상으로 올 시즌 처음으로 메이저대회에 출전한 우즈는 69위(최종 합계 6오버파 294타)의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 쥐었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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