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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법인화 기대이하.. 발전기금 유치 급선무”

김병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4.17 17:46

수정 2014.10.28 06:35

“서울대 법인화 기대이하.. 발전기금 유치 급선무”

"서울대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교수·학생 모두 위상에 걸맞지 않은 열악한 환경이다. 서울대가 글로벌 30~40위의 대학이라지만 이를 믿는 사람은 많지 않다." 서울대 26대 총장선거에 출마한 후보 5명이 공통적으로 진단한 현재 서울대의 모습이다. 후보들은 서울대가 사회의 기대에 부응하고, 학내 구성원들의 요구를 실현해야 한다며 저마다 적임자임을 내세우고 있다. 특히 대규모 발전기금 확보와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제시하며 구성원들의 지지를 구했다.


■시스템 개선 공약 봇물

17일 이들 총장 후보 5명은 모두 현재 서울대의 교육 인프라와 운영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세계 10위권의 글로벌 대학'을 들고 나온 강태진 후보는 총장에 선출되면 학생들의 영어·글쓰기·토론교육을 전담할 학부대학 신설과 함께 개별 연구를 연계하고 융합해 산업과 연결하는 총괄조직 'SNU C&D'를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스스로 '불도저' 이미지라는 강 후보는 "관리형 총장을 넘어 미래를 개척하는 총장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김명환 후보는 '자랑스러운 서울대'를 목표로 장학금의 대폭 확충과 자율적인 연구평가 기준 도입, 보수확대와 교직원아파트 건립 등을 내놓으며 "진정한 명문대가 되기를 원한다면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서울대 총장은 학자정신과 대학에 대한 높은 식견과 비전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성낙인 후보는 서울대 출신 교수의 채용확대와 기초·보호·융합학문 육성을 위한 기금조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현재 대학은 교수정원의 3분에 1을 타 대학에서 뽑도록 돼 있다. 이 밖에도 대운동장 지하 개발과 연 500만원 교수 바우처 시행을 제시하며 눈길을 끌었고, 해외 동창회 조직과 연계한 서울대 글로벌 대사관 구축도 공약으로 내놨다.

오세정 후보는 서울대가 세계를 선도하는 대학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후보는 서울대의 위상과 자긍심을 지키겠다며 '정책지식연구원' 설립, 교양·전공교육 내실화, 법인화 2.0 특별위원회 , 시흥 캠퍼스에 '서울대 열린대학' 조성 등을 발전공약으로 제시했다. 특히 입시정책위원회를 만들어 서울대가 긍정적인 입시제도를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조동성 후보는 "서울대는 서울대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후보는 "패러다임 전환형 연구와 창의적 인재양성으로 국민들이 사랑하는 서울대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복지도 이제 법인화가 된 이상 위상에 걸맞은 수준으로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미군 극동공병단 부지 등은 포기하지 말고 되찾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정확충" 한목소리

후보들은 법인화 이후 서울대가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재정을 손쉽게 늘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와 달랐다(강태정)' '법인화 이후에도 정부의 간섭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김명환)' '구성원 의견을 모아 법인화 제도를 개선하겠다(오세정)' '법인화 이후에도 의구심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성낙인)' '법인화 이후에도 복지수준은 그대로다(조동성)'는 등의 혹평이 쏟아졌다.

법인화에 대한 불만은 재정확충 문제로 이어졌고 후보들은 저마다 대규모의 발전기금 유치를 자신했다. 강태진 후보가 SNU C&D사업·수익사업 등으로 4년간 4100억원의 추가재정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히고, 김명환 후보는 선진모금시스템과 기부규제 완화로 발전기금 5000억원 이상, 성낙인 후보는 솔선수범하는 모금활동으로 6000억원을 마련하겠다고 제시했다.
오세정 후보는 4년간 총 2조원이 소요되는 계획을 제시하며 정부 출연금, 발전기금 등을 재원으로 내놨고, 조동성 후보는 영어능력평가시험 텝스 등을 활용해 2조5000억원 규모의 재정을 확충하겠다고 공언했다.

서울대 총장추천위원회는 18일 관악캠퍼스 공개소견발표회, 25일 정책평가를 거쳐 오는 30일 총장후보자 3인을 선정해 이사회에 추천한다.
이후 6월 이사회에서 최종 후보를 선정하면 교육부장관에게 임명제청을 하고 대통령이 임명하게 된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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