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교육일반

[대학 포커스] 로버트 C 클렘코스키 성균관대 SKK GSB 경영대학원장

노정용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5.13 16:55

수정 2010.05.13 16:55

■“개인별 맞춤 경력관리로 ‘97% 취업률’ 이뤄냈죠”

"성균관대 SKK GSB(Graduate School of Business)는 국제화가 가장 잘 돼 있는 한국형 경영학석사(MBA) 과정입니다. 교수진의 3분의 2와 학생의 3분의 1이 외국인이며 졸업생의 70% 이상이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슬로언, 미시간대 로스 스쿨, 컬럼비아대 비즈니스 스쿨, 노스웨스턴대 켈로그, 인디애나대 켈리경영대학원, 다트머스대 턱 스쿨 등 세계 명문 MBA과정의 교환학생 과정을 이수했습니다."

성균관대 SKK GSB에서 MBA를 이끌어오고 있는 로버트 C 클렘코스키 경영대학원장(70)은 자부심이 대단했다. 지난 2004년 국내 최초로 외국인 경영대학원장이자 초대원장으로 부임한 이후 7년 동안 혁신적인 경영교육프로그램과 국제화된 MBA과정을 도입, 글로벌 경영자를 양성해왔다는 자부심이다. 올해는 지난해 국내 최초로 글로벌 MBA과정 내에 신설한 법학경영학석사(JD MBA) 복수학위를 통해 법학과 경영학 모두에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게 된다고 그는 덧붙였다.

"SKK GSB의 장점은 한국에서 운영되는 정통 미국식 MBA과정으로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수준 높은 MBA교육을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또 세계 각지에서 채용된 외국인 전임 교수진(글로벌 MBA 11명·EMBA 5명)이 100% 영어로 강의하고 이런 세계적인 교육환경에도 불구하고 해외 MBA과정에 비해 비용이 크게 저렴합니다."

클렘코스키 원장은 SKK GSB의 교수진이나 커리큘럼 모두 세계 명문 비즈니스 스쿨 기준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교수진은 경영학 각 분야의 세계적인 저널에 등재된 연구 성과를 중심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때문에 수준 높은 커리큘럼과 강의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SKK GSB 학생들은 매년 미국 15위권 MBA 과정에 교환학생으로 가서도 현지 학생들의 성적 평균을 상회하는 성적을 거두고 있습니다. 복수학위 과정을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MIT 슬로언과 인디애나대 켈리경영대학원에는 연간 40명까지 파견이 가능하고 국내 유일의 글로벌 Executive MBA는 국내 유일의 글로벌 EMBA 과정으로 학생 전원이 복수학위를 취득하게 됩니다"고 말했다.

세계가 비즈니스를 통해 단일 시장처럼 변모해 가면서 세계 각국은 하나의 국가처럼 긴밀히 연결되고 있다. 그만큼 세계에 통용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는 것은 점점 더 필수적인 일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SKK GSB가 이처럼 글로벌화에 힘을 쏟고 있는 이유는 세계에 통용될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미 세계의 비즈니스는 단일 국가처럼 움직이고 있고 향후 한국에서 근무한다고 해도 국내 시장에서만 통하는 경쟁력으로는 더이상 버티기가 힘들 것입니다. SKK GSB의 교수진과 커리큘럼을 끊임없이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추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SKK GSB는 경영학 비전공자들도 단계별 전문경영지식 습득이 가능하도록 학기제가 아닌 7주 단위의 모듈 시스템 학제를 도입했다. 모듈제는 지난 수년간 해외 MBA 과정에서 사용돼 온 시스템이지만 국내 MBA 과정에 적용하기는 SKK GSB가 처음이다. 클렘코스키 원장은 "15주가 아닌 7주 단기 코스로 진행되는 모듈제는 좀 더 유연하고 다양한 커리큘럼을 가능하게 합니다. 분야별로 더 전문화된 교과목을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어요. 경영학 비전공자들은 모듈별로 4과목만 수업하므로 생소한 경영전문지식들에 대해 더 쉽게 적응할 수 있습니다"고 강조했다.

지금은 SKK GSB가 글로벌 수준의 한국형 MBA로 자리잡았지만 클렘코스키 원장에게도 이렇게 되기까지 쉬운 일은 아니었다. 1992년, 1995년, 1999년 세차례에 걸쳐 한국을 방문한 그는 지난 2004년 SKK GSB의 초대 원장으로 부임했다. 그러나 그의 앞에는 문화적 차이가 높은 벽처럼 다가온데다가 주어진 과제들도 어렵고 막중했다고 그는 회고했다.

가장 어려웠던 건 교수진을 꾸리는 일이었다. 2004년에는 1월부터 8월까지 단 8개월 만에 교수진과 직원들을 선발해야 했는데 SKK GSB의 시스템과 커리큘럼, 그리고 경영대학원이 구축하고자 하는 글로벌 문화는 당시 한국의 대학에서는 찾아볼 수 없던 것이라 번번이 기존 시스템과 충돌했고 상당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조율해야 했다.

"교수진을 채용하는 방식이나 직원의 역할과 요구되는 자질 모두 새로운 것들이어서 우리가 원하는 인재를 찾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만 했습니다. 그때는 너무나 어려웠지만 한국의 많은 경영전문대학원이 이제 SKK GSB의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는 것을 보면 그동안의 성과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SKK GSB의 학생 비율을 보면 국내 학생 70%와 외국인 학생 30%로 구성돼 있다. 외국인 학생 비율을 절반 정도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아직도 한계가 있다는 게 클렘코스키 원장의 생각이다. 한국이 우수한 외국 인재들에게 MBA 교육을 받기에 장점이 많은 국가라고 어필하기에는 한계점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외국인에게 제한적인 고용시장이 문제라고 그는 지적했다. SKK GSB가 국내 유수의 기업과 협력해 외국인 장학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러한 프로그램이 늘어날수록 우수한 외국 인재를 유치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SKK GSB 졸업생들의 취업률은 97%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입생을 선발하자마자 경력개발 프로그램을 시작하는 덕분이다. 클렘코스키 원장은 "MBA 행정실에는 경력개발센터가 있습니다. 지원자의 경력을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을지 먼저 생각하면서 신입생을 선발하고 오리엔테이션 직후부터 개개인에 대한 체계적인 분석, 커리어 코칭, 단계별 경력 개발 관련 교육을 진행합니다"고 설명했다.

학생이 어느 정도 준비가 되면 다양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각 개인에게 맞는 인턴십과 취업 정보를 제공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취업 지원 때에도 지원자에게 맞는 이력서와 면접 준비를 하도록 개별적인 안내를 제공하기도 한다. '입학부터 취업까지' 지속적이고 개개인에게 맞추어진 경력개발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이 다른 대학의 MBA에 비해 취업률이 압도적으로 높은 비결인 셈이다.

"한국의 MBA 교육은 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미국과는 달리 비교적 최근에 발생한 현상이지만 한국 MBA 교육의 미래는 더 긍정적이고 유망하다고 생각합니다. MBA 과정들은 언제, 어디서 시작하든지 결국 번창하곤 했습니다. 지난 20∼30년 MBA 과정들을 시작한 유럽 12개국의 사례에서 보듯이 대학으로부터 잘 지원을 받은 MBA 과정들은 대부분 성공적으로 정착됐습니다."

한국 MBA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는 클렘코스키 원장은 한국 MBA 과정들 앞에 놓인 과제들에 대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기업들에 긍정적인 충격을 주고 가치를 더해줄 학생들을 교육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한국의 MBA과정들은 교육과정을 혁신하고 최신 지식들을 반영하며 국제화된 시각과 전망을 심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학생들 또한 비판적인 사고와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윤리적인 태도를 배양하는 것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MBA를 준비하고 있는 예비 지원자들에 대해 클렘코스키 원장은 "단지 MBA 과정을 거친다고 해서 자동적으로 직업이나 직종의 변화 또는 업그레이드가 일어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따라서 MBA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뚜렷한 목표 의식과 도전 정신을 가져야 합니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로버트 C. 클렘코스키 원장은…

미시간주립대에서 학사와 박사학위를 취득한 그는 미시간대에서 MBA를 취득했으며 지난 2004년 SKK GSB의 초대 원장으로 취임한 후 7년째 MBA과정을 이끌고 있다.
금융시장에 관심이 많은 그는 고위험 분석, 시장의 효율성, 파생상품 등 3가지 주제에 초점을 맞춰 연구하고 있으며 재무 관련 주요 학술지들에 30편 이상의 논문을 게재하기도 했다. 특히 '저널 오브 파이낸스'의 편집자와 금융경영협회의 부회장을 역임했으며, 외국인으로는 처음으로 한국증권선물거래소 이사를 맡고 있다.


/noja@fnnews.com 노정용기자

■사진설명=국내 최초의 외국인 학장으로 부임해 7년째 성균관대 SKK GSB를 이끌고 있는 로버트 C 클렘코스키 경영대학원장은 "학생들을 글로벌 수준으로 교육시켜 기업들에 긍정적인 충격을 주고 가치를 더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박범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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