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교육일반

학생의 힘으로 첫 영어토론대회

박소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10.16 16:51

수정 2014.11.20 13:34

"학생들 손으로 처음 영어토론 대회를 열게 돼 기쁘다."

다음 달 12∼13일 경기 가평군 청심국제중고등학교에서 열릴 한국토론연맹토론대회(KFLDT)를 준비하고 있는 서울국제고등학교 김용권 학생(18·사진)은 대회를 약 한 달 앞두고 들떠 있었다.

김군은 한국토론연맹(KFL) 학생협회 친구들과 의기투합해 이번 토론대회를 기획했다. KFL 학생협회에는 김군 외에도 대원외고, 용인외고 등 7개 고교생 10명이 소속돼 있다. 모두 토론대회 국가대표 경력을 가진 학생들로, 김군은 지난 2009년 8월부터 서울국제고 대표로 이 협회에 가입해 학생협회 대표를 맡고 있다. 김군은 학생이 주최한 첫 토론대회를 열게 된 이유에 대해 "한국에서 중·고등학교를 다니는 학생 모두에게 '공정한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김군에 따르면 기존 영어토론대회에는 주최 측과 관련된 특정학교 또는 학원에서 교육받은 학생들이 대거 참석, 토론대회에 참여하는 학생이 중복되는 문제점이 생겨났다. 심지어 학생에게 20만원이라는 과도한 참가비를 요구하는 대회도 있었다.

김군은 "학생들이 영어를 서툴게 말하더라도 수상 여부와 상관없이 토론을 즐김으로써 자신감을 키울 수 있는 영어토론대회를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학생의 힘으로만 대회를 개최하는 데 어려움이 따랐다.

학생대표들은 후원 없이 장소를 구하러 다니느라 애가 탔고 대회 홍보에도 차질이 생겼다. 대회 홍보를 위해 기존 네트워크를 활용하면서 김군은 또다시 '특정인'만의 대회로 끝날까 발을 동동 굴렀다.

김군은 "'시작이 반'이란 말을 되새기며 자신감을 회복했다"면서 "내년에는 좀 더 많은 학생들이 참가하는 '열린 대회'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김군은 초등학생 때 당시 국회의원이던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토론을 처음 접했다.
이후 그는 미국, 유럽토론대회 등 세계 대회에 참가하며 토론의 재미에 눈을 떴다. 김군이 꼽은 토론의 장점은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는 것. 김군은 토론을 통해 "생각이 다른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한다.


김군은 이번 토론대회를 무사히 끝낸 뒤 KFL 학생협회 친구들과 함께 학생들을 위한 토론 워크숍 또는 교육봉사도 벌일 계획이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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