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교육일반

“교사 은둔형 외톨이 지도, 마음의 문 천천히 열어야”

김경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10.23 17:09

수정 2011.10.23 17:09

"사회공포증을 가진 청소년들이 마음의 문을 완전히 닫아버리지 않도록 교사들이 도와야 합니다."

김현수 관동대 명지병원 정신과 교수는 "은둔형 외톨이는 일본에선 '히키코모리'라고도 하는데 일종의 사회공포증이나 대인공포증으로 치료가 쉽지 않고 이 같은 사회 공포심은 청소년기에 생기기 쉽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현 교육과학기술부 학교폭력대책위원회 기획위원, 여성가족부 청소년보호위원회 보호위원이면서 성장학교 '별' 교장이다. 그는 오랜 기간 청소년 지도와 치료의 경험을 살려 최근 현직 교사들에게 '은둔형 외톨이' 학생들을 지도하는 법을 가르치고 있다.

그는 최근 서울 수송동 소재 에듀니티(www.eduniety.net)의 주관을 가진 초·중·고교 교사들을 상대로 한 강연에서 " 학교에서 이들 사회공포증을 가진 청소년을 강제로 끌어내면 오히려 충격이 더 커질 수 있다. 창피함이 덜하도록 천천히 교사들이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못하는 3가지 유형은 일하지 않고 노는 '니트족'과 인터넷 중독에 빠진 경우와 함께 은둔형 외톨이형이 있다"면서 "이들을 위한 원룸, 오피스텔, 자판기, 반려동물, 편의점 등이 늘고 있다. 또 실명 대신 인터넷 ID 사용 인구가 더 늘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에서는 치료를 억지로 하지 않고 굉장히 천천히 한다. 일부 일본 학파는 혼자 사는 사람들의 경우 스스로 걸어나오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학교에 나오지 못하는 히키코모리를 억지로 학교로 끌어내는 것은 인권침해라고 여기는 학파도 있다고 김 교수는 전했다. 일본은 몇십만명이 집 밖으로 나오지 않아서 심각한 사회문제가 됐다.

김 교수는 "외톨이들은 병원에 상담하러 나오지도 않는다. 그래서 일본은 찾아가는 상담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국내 은둔형 외톨이는 남성이 압도적으로 많다. 군대를 다녀와서 벗어나는 이들이 적지 않지만 다시 은둔에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고 치료의 어려움을 설명했다.

국내 은둔형 외톨이가 급증하면서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 등 정치인들이 각종 관련 모임을 갖는 등 최근 사회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또 가수 김장훈이 공황장애 등에 시달린다는 뉴스 등으로 사회공포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김 교수는 전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의 경우 인터넷중독형 은둔이 일본에 비해 더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인터넷 사용을 정량제(쓰는 만큼 요금지불제)로 하는 경우가 많지만 한국은 인터넷 환경이 정액제여서 무한정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rainman@fnnews.com김경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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