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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상 동아원 그룹 회장,‘와인노벨상’ 만점 두번.. 한국와인 ‘새역사’

성초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1.03 17:32

수정 2013.01.03 17:32

이희상 동아원 그룹 회장,‘와인노벨상’ 만점 두번.. 한국와인 ‘새역사’

처음 한국 기업인이 미국에 와이너리를 설립한다고 했을 때 주위의 시선은 냉랭했다. 아시아인이 와인에 대해 얼마나 알겠나 하는 시선이 와인업계에서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신생 와이너리에서 생산된 와인은 설립 4년 만에 세계적인 와인평론가 로버트 파커로부터 100점 만점을 받으며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고 3년 후 또 다른 와인으로 파커 포인트 100점 만점을 획득하며 명품 와이너리로 인정받기 시작했다.

이희상 동아원 그룹 회장(사진)이 지난 2005년 미국 나파밸리에 문을 연 와이너리 '다나 에스테이트' 이야기다.

지난 1997년 와인 수입업체 나라셀라로 와인업계에 발을 내디딘 이 회장은 10여년간 와인을 수입해 국내 소비자에게 소개하던 중 한국인의 와인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다.

이 회장은 "어렵게 국내에 소개한 와인을 인정해주는 고객들을 보면서 보람을 느꼈고 그러던 중 내 이름을 걸고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한국인의 와인을 만들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평소 '위대한 와인은 위대한 포도밭에서 탄생한다'는 신념을 가졌던 이 회장은 좋은 와이너리가 매물로 나오기를 기다리던 중 나파밸리의 '리빙스톤 모펫'을 판다는 소식을 듣고 지금의 '다나 에스테이트'를 세우게 됐다.

그가 지금의 와이너리를 구축하기까지 수입사업 당시 쌓아온 인맥도 한몫했다. 한국인 최초로 미국에서 와이너리를 인수해 와인사업을 준비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지만 친분을 쌓아온 와이너리 대표들에게 업계 사람들을 소개받는 등 물심양면으로 많은 도움을 받으며 현지에서 짧은 시간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그러던 중 2009년 로버트 파커가 나파밸리를 방문, 다나 에스테이트 와인을 맛보면서 이 와이너리의 운명은 달라졌다. 다나 에스테이트의 '로터스 빈야드 2007'가 파커로부터 100점 만점을 받았기 때문이다. '와인업계의 노벨상'으로 불리기도 하는 파커 포인트 만점을 4년차인 신생 와이너리가 받은 것은 와인업계에서 전례를 찾을 수 없는 일이었다. 이 회장은 "로버트 파커로부터 만점을 받는 순간 만감이 교차했다"면서 "우선 열정을 갖고 혼신을 다해 짧은 기간에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사실에 기뻤다"고 그때의 감격을 회상했다.

3년 후 다나 에스테이트가 '로터스 빈야드 2010'로 파커 포인트 100점을 받게 되면서 이 회장은 이 기쁨을 또 한 번 누릴 수 있었다.


그는 "로버트 파커로부터 3년 만에 다시금 만점을 획득함으로써 다나 에스테이트가 진정한 품질주의 와이너리라는 것을 증명하게 됐으며 이는 세계 수준의 양조기술과 한국인 특유의 장인정신이 결합해 이뤄낸 쾌거"라고 말했다.

이 같은 성과를 일궈낸 이 회장은 아직도 겸손한 마음을 가지고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


그는 "사람이 산을 올라갈 때는 위만 보고 올라가지만 더 오를 곳이 없는 정상에 오르고 나면 내려갈 일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정상에 올랐을 때 자만하지 않고 더욱 노력해 세계 속의 와인 역사에 길이 남을 명품 와인을 생산하는 명품 와이너리로 남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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