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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스티브 잡스의 디자인 인생

김남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10.25 09:55

수정 2011.10.25 09:54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애플 제품은 디자인이 아주 단순하고 깔끔하다.사용방법도 버튼 하나만 누르면 되는 단순하고 직관적이다.소비자 중심의 편익성과 실용성을 최대한 배려한 디자인의 산물이다.소비자가 주저없이 화면을 확대 또는 축소할 수 있는 멀티 터치 인터페이스는 애플의 디자인 특성을 대변한다.

애플의 이같은 디자인 전략은 공동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철학에서 나왔다고 24일 전세계 20여개국에서 동시에 출간된 그에 자서전 '스티브 잡스'에 자세히 소개했다.이자서전을 쓴 타임의 전 편집장 월터 아이작슨은 애플의 디자인 원천이 독일 바우하우스 양식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잡스는 '디자인은 표현정신을 담으면서 단순해야 한다'는 바우하우스 스타일에 빠졌다고 한다.

잡스는 한 강연에서 "우리는 깔끔한 패키지에 제품을 담아 소비자들이 이 패키지만 보고도 하이테크 제품임을 알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단순함이란 궁극의 정교함이다'란 애플의 홍보 슬로건은 잡스의 이런 디자인 철학을 담은 것이다.

암 투병중이던 잡스에게 의사가 산소호흡기를 씌우려 할때 그는 그것을 벗어 던지면서 디자인이 마음에 안들어 쓰기 싫다고 투덜거렸다고 한다.그러면서 모양이 다른 다섯개쯤 가져 오면 마음에 드는 것을 고르겠다고 고집을 부렸다.죽음을 눈 앞에 두고도 호흡기의 디자인을 문제삼을 정도라면 디자인에 대한 그에 집착을 짐작할 수 있다.

그가 즐겨 입던 검은색 터틀넥에서도 그에 디자인관을 읽을 수 있다.검은 색 터틀 넥은 그가 일상생활에 편리하면서 자신의 특징적 스타일을 표현하는 유니폼으로 만든 옷이다.이 옷은 잡스의 부탁을 받고 디자이너 이세이가 무려 100벌의 검은 색 터틀넥을 만들어 주었다고 한다. 잡스는 이 옷을 옷장에 쌓아 두고 골라 입었다.

잡스가 미완의 과제로 남긴 '최후의 계획'에도 그만이 구상했던 신선한 디자인이 담겨 있다. 잡스의 꿈은 아주 사용이 쉬운 TV이었다. 컴퓨터에서 마우스를 없앤 것처럼 TV에도 리모콘 대신에 터치 기능을 장착하는게 한가지 방식이다.지난 2007년 출시한 '애플TV'에 아이클라우드로 다른 기기와 무선 연동되는 단순한 사용자 환경(UI)을 적용한 것은 'TV 혁명'의 맛보기 이었을 것이다.


잡스는 인생이 그냥'딸깍!'누르면 바로 꺼지는 전원 스위치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이 때문인지"애플기기에 스위치를 넣는 것을 그렇게 싫어했다고 봅니다"라고 자서전 말미에 고백했다.
잡스의 인생관이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디자인의 원천이 아닌가 생각된다.

/ink548@fnnews.com 김남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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