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이번엔 ‘구글TV’ 쇼크인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0.05.24 18:12

수정 2010.05.24 18:12

애플이 스마트폰으로 세상을 놀라게 하더니 이번엔 구글이 스마트 TV를 들고 나왔다. 무제한적인 컨텐츠로 변화를 주도하려는 양사의 전략은 동일하다. 소프트웨어(SW), 곧 콘텐츠가 지배하는 정보기술(IT) 산업의 생태계 변혁이 이동전화에 이어 TV까지 넘보는 형국이다. 애플·구글이 이끄는 IT 영역 파괴가 과연 어디까지 진행될지 놀라울 뿐이다.

지난주 구글이 ‘구글TV’를 발표하는 자리엔 하워드 스트링어 소니 회장이 동석했다. 구글은 소니가 보유한 TV 제작 기술과 영화 콘텐츠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그 자리에 세계 TV 시장의 강자인 삼성·LG전자 관계자는 없었다. 아이폰 쇼크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한국은 국외자 신세다. 우리 업체들이 3차원(3D) TV 등 하드웨어에 집착하는 동안 구글과 애플은 콘텐츠로 세상을 바꾸고 있다. 소니는 올 가을 구글TV를 내놓을 예정이며 이어 애플도 ‘iTV’ 시판에 나선다.

구글TV는 TV와 인터넷, 스마트폰의 경계를 허물었다. TV로 검색도 되고 스마트폰으로 TV를 조작할 수도 있다. 구글이 창조하는 세상엔 TV·PC·휴대폰이라는 전통적인 카테고리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구글의 힘의 원천은 콘텐츠에 있다. 콘텐츠를 담는 그릇, 즉 하드웨어를 만드는 업체는 약간 과장하자면 주문자상표부착(OEM) 생산업체로 전락했다. 구글폰은 대만 HTC, 구글TV는 소니가 만든다. 한국이 진정한 IT 강국으로 거듭나려면 SW 육성이 급선무다.
그러려면 수많은 중소 벤처가 마음껏 기량을 펼칠 수 있는 투명한 시장, 대기업과 벤처가 공존하는 공정한 시장이 선결 과제다. 그러나 아이폰 충격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구조적 모순은 별로 달라진 게 없다.
이대로 어,어 하다가 추격 타이밍마저 놓치는 건 아닐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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