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디도스 ‘하드디스크 손상건수’?/홍석희기자

홍석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3.09 17:41

수정 2014.11.07 01:10

디도스 '하드디스크 손상 신고 건수'와 디도스 '하드디스크 손상 건수'는 얼마나 큰 차이일까.

방송통신위원회는 9일 오후 3시 기준으로 'PC 하드디스크 손상 신고 건수'가 618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를 잘 살펴보면 신고 건수가 618건이라는 것이지, 디도스 공격으로 인해 손상된 하드디스크가 618건이라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말하자면 '하드디스크가 고장이 났다'고 신고한 건수를 집계한 것인데 그것이 마치 디도스 공격으로 인한 것으로 착각하게 만드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3·4 디도스 공격'이 하드디스크의 파손 원인으로 확인된 사례는 현재까지 몇 건일까. 아직 한 건도 없다는 것이 방통위의 입장이다. 그 이유는 '여력이 없어서'다.

방통위 관계자는 "현재 긴급 상황에 대처하느라 여력이 없다.
실제로 신고가 접수된 하드디스크를 확보해 파손 또는 고장 원인을 살펴보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앞으로 '여력'이 생기면 디도스 공격으로 하드디스크가 파손됐다는 것을 확인할 수는 있는 것일까? 불행히도 앞으로도 확인할 수 없을 전망이다.


또 다른 방통위 관계자는 "지난 2009년 디도스 공격 당시 하드디스크를 확보해 원인 분석 작업을 벌였지만 원인이 무엇인지를 확인하는 것에는 실패했다"고 말했다. 말하자면 디도스 때문인지, 커피를 쏟았다는 등의 단순 사용자 실수 때문인지조차 밝혀내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소리다.


그럼 다시 이날 있었던 '방통위의 618건' 발표는 무슨 의미를 가질까. 대부분의 언론들에서 디도스 공격 때문에 하드디스크가 파손됐다고 보도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 원인은 아직도 모르고 있는 셈이다.

/hong@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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