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소셜커머스와 온라인몰/최갑천기자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4.24 16:53

수정 2014.11.06 20:36

“소셜커머스 사이트들 때문에 ‘도매금’ 취급 당할까 걱정입니다.”

최근 사석에서 만난 대형 온라인몰 홍보담당 직원은 소셜커머스에 대한 견해를 묻자 한숨부터 내쉬며 이렇게 말했다.

국내에 도입된 지 1년밖에 안됐지만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소셜커머스 시장에 위협까진 아니더라도 매출 타격을 우려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른 답변이었다.

그는 “주로 공연, 레스토랑, 카페, 미용 등 서비스업에 국한된 데다 아직 소규모 시장이라 한 해 20조원이 넘는 온라인몰 시장의 적수가 되진 못한다”며 소셜커머스와의 비교에 코웃음을 쳤다.

오히려 최근 소비자 피해가 양산되는 소셜커머스 때문에 애꿎은 온라인몰들까지 덤터기를 당할까 걱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의 말처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올 들어 소셜커머스 관련 소비자 불만 접수건수는 1월 89건, 2월 97건, 3월 184건으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도입 첫 해인 지난해 34건에 비하면 벌써 10배 수준이다.

검증되지 않은 영세업체들이 사회적 책임보다는 당장의 돈벌이에 급급해 ‘파격 할인’을 내세워 소비자를 기만하는 사례가 속출하기 때문이다.

피해 사례도 주로 환불 거절, 광고와 다른 서비스 제공, 계약 불이행 등 ‘배째라’식이라는 게 심각성을 더 한다.

하지만 여기서 짚고 넘어 갈 게 있다. 소셜커머스를 비난하는 온라인몰들은 잘 하고 있는지 말이다.

소셜커머스들의 소비자 불만 유형은 지난 2000년대 초반 오픈마켓 등 온라인몰이 국내에 진출한 초기와 아주 흡사하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떨까. 애석하게도 10년이 지난 지금도 온라인몰은 달라진 게 별로 없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소비자 피해 접수 건수 가운데 17.4%인 4076건이 전자상거래에서 발생했다.
이는 전년 3799건에 비해 7.3% 늘었다. 피해 유형도 계약 불이행과 품질 관련이 70%에 육박해 소셜커머스와 유사했다.
온라인몰이 소셜커머스를 욕하는 게 어딘지 ‘누워서 침뱉기’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cgapc@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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