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특별기고] 청렴이 국가 경쟁력이다/김성배 한국거래소 상임감사

김문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11.22 16:55

수정 2012.11.22 16:55

[특별기고] 청렴이 국가 경쟁력이다/김성배 한국거래소 상임감사

미국의 정치학자인 프랜시스 후쿠야마는 그의 저서 '트러스트(Trust)'에서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달성하고 있는 국가는 '신뢰'라는 사회적 자본이 풍부하다고 지적했다. 물적 자본과 인적 자본이 경제성장을 좌우하던 시대를 지나 '청렴' '윤리' '신뢰' 등 사회적 자본이 경제성장 및 사회수준을 결정하는 핵심요소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다.

반면 부패한 국가나 사회는 뇌물 등의 부정적인 사회 비용이 증가하고 공정한 경쟁의 기회가 박탈돼 경제성장이 저해되고 국가 경쟁력 및 국가 브랜드가 떨어지게 된다.

독일의 국제투명성기구(TI)에서 발표한 2011년도 국가별 부패인식지수(CPI)에서 뉴질랜드·덴마크·핀란드·스웨덴 등이 9.3점 이상으로 1위부터 4위를 차지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5.4점(세계 43위)으로 10년간 국가 청렴도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이 기구에 따르면 청렴 선진국들의 1인당 국민소득은 3만달러 이상이고 부패한 나라들의 1인당 국민소득은 5000달러 미만이다.
또한 국가 청렴도가 1점 상승 시 1인당 국민소득이 25% 상승한다고 한다. 이에 따라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대인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반부패 청렴이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반부패 문제는 이미 세계 여러 국제기구에서도 주요 해결과제로 논의되고 있다. 유엔 회원국들은 2002년 12월 9일 유엔 반부패협약(UNCAC)에 서명했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매년 12월 9일을 세계반부패의 날로 정해 세계 각국이 부패 행위를 범죄로 규정하도록 하였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은 1997년 뇌물방지협약을 체결해 국제상거래상의 부패방지 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기업 경영에 있어서도 이제 반부패 청렴은 기업 생존을 위해 기업들이 갖춰야 하는 필수덕목이며 갈수록 중시되고 있는 필수 불가결한 요소가 됐다.

미국에서 가장 존경받는 10대 기업의 주가수익률이 500대 기업 평균을 훨씬 상회했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이는 윤리적 경영원칙과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윤리경영이 오늘날의 경영환경에서 반드시 필요한 요인임을 입증하는 것이다.

필자는 한국 자본시장의 심장부인 한국거래소 감사로 부임한 이래 공정성과 투명성을 가진 신뢰받는 거래소가 되도록 힘써 왔으며 청렴한 기업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
청탁관행 및 청탁으로 인한 불공정한 직무수행을 예방하기 위한 '청탁등록 시스템' 및 방만경영을 방지하기 위해 '내부 클린 신고센터'를 도입·운영했다.

또한 '청렴 마일리지 제도'를 도입해 자발적이고 적극적인 청렴 활동 및 윤리경영을 통한 지속 가능한 경영체계를 구축하는 등 청렴문화 확산을 위해 노력해 왔다.


현재 우리는 세계 금융 위기에 따라 대내외적으로 여러 가지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지만 공직자들의 청렴문화 실천과 기업들의 투명한 윤리경영으로 부정부패 없는 공정한 사회를 실현해 청렴 선진국으로 진입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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