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특별기고] 로봇산업은 국가경쟁력 핵심/고경철 선문대학교 정보통신공학과 교수

현형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3.28 17:10

수정 2013.03.28 17:10

[특별기고] 로봇산업은 국가경쟁력 핵심/고경철 선문대학교 정보통신공학과 교수

"로봇산업은 하나의 산업이 아닌 국가경쟁력의 핵심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중국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저가, 저급품이다. 그러나 최근 중국 조선업계가 사상 최초로 대형 크루저선인 타이타닉2호를 수주했다는 뉴스는 이제 그들의 제조기술력이 자동차·조선·가전·디스플레이 등 우리의 주력산업을 위협하는 수준에 올라왔다는 상징성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우리의 현실은 어떠할까. 혹자는 우리나라를 후발 추격국인 중국과 장기침체에 빠진 선도국 일본 사이에 낀 넛크래커 안의 호두 같은 모습이라고 본다. 미래 성장동력을 대비하지 못해 장기침체에 빠진 일본 경제의 모습을 뒤따라갈지, 아니면 중국과 같은 후발국에 추격을 당해 선진국 문턱에서 뒤떨어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분명한 것은 혁신과 창조로 새로운 산업을 창출해 가는 경쟁력을 가지지 못하면 우리의 주력 산업은 모두 후발국에 내줘야 하는 신세가 된다는 것이다.


지난 정부가 기술융합을 내세웠다면 새 정부는 창조경제를 주요 국정 방향으로 잡았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야 한다는 점에서는 다른 것 같으면서도 융합을 통한 창조라는 면에서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문제는 추상적인 용어보다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정책을 입안하고 구현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새 정부의 정부조직 개편안이 지난주 통과되면서 새 정부의 액션플랜 어젠다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로봇산업 분야에서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크게는 담당부처인 지식경제부가 산업통상자원부로 바뀌면서 주무과인 로봇산업과가 기존의 산업기계와 합병돼 기계로봇산업과로 바뀌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제는 과거 정부가 보여줬던 식의 여러 콘텐츠의 통합만이 융합이라는 키워드를 구현하는 것이 아니라는 데 있다.

융합을 통해 서로 다른 개념과 기술이 충돌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창출돼야 진정한 융합이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오히려 로봇산업을 단순히 유사한 기계산업에 합치는 것보다 오히려 바이오, 국방, 교육 등 다양한 산업분야와 융합되게 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하는 관점에서 담당 부처가 여러 산업을 컨트롤하는 타워에 속하는 것이 맞는 게 아닐까 하는 우려와 아니면 좀 더 규모와 위상이 커지면서 힘이 실린 로봇산업 육성정책이 펼쳐칠지 기대가 교차되는 대목이다.

이제 글로벌 시장에서 로봇산업 경쟁력은 여러 가지 사례를 통해 입증된 바 있다. 주력인 제조로봇산업은 해마다 20% 이상 성장하며 전체 로봇산업의 80% 비중을 차지하고 청소로봇과 교육로봇으로 대표되는 서비스로봇도 유럽 시장 등에서 각광을 받으며 수출액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2012년 로봇산업 실태조사를 통해 분석되고 있다.
문제는 융합과 창조의 대명사인 로봇산업이 오히려 로봇제품에 국한되는 자체 모순을 가진다는 점이다. 이런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연초 로봇산업협회의 로봇산업 범위를 기존의 제품 위주에서, 로봇시스템·로봇임베디드·로봇을 이용한 콘텐츠와 서비스산업까지 확대한 것은 융합을 통한 창조라는 트렌드 관점에서 방향을 잘 잡은 것 같다.


2025년 로봇산업 선도국의 꿈, 새로운 미래 먹거리를 대비하는 대한민국 대표 미래성장동력인 로봇산업이 다가올 극한경쟁의 위기에서 돌직구를 날리는 구원투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며 로봇산업정책은 하나의 산업정책이 아닌 국가 경쟁력 차원에서 수립하고 추진돼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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