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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 e메일과 SNS 유감

오풍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3.04.01 17:21

수정 2013.04.01 17:21

[fn스트리트] e메일과 SNS 유감

점점 정이 메말라 간다. 정보기술의 발달로 첨단을 걷고 있지만, 대면소통은 줄어들고 있다. 직접 만나지 않고 e메일이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으로 소통하기 때문이다. 한 조사결과가 눈에 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보고서다. 한국은 친구, 가족 등과의 직접적인 대면접촉을 뜻하는 '사회연결망' 부문에서 최하위권을 기록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어서 걱정스럽다.

휴대폰의 전화나 메시지 목록만 봐도 알 수 있다. 직접 통화보다 메시지를 주고받은 경우가 많다. 업무상 전화를 건다. 그런데 직접 통화를 하기가 쉽지 않다. "회의 중이니 나중에 (전화)연락드리겠습니다." "회의 중이니 문자 주세요." 이 같은 메시지를 여러 통 받게 된다. 문자를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다. 통화하는 것보다 시간을 절약할 수 있는 이점이 있긴 하다.

그런데 e메일은 이제 쓰레기 하치장이 되고 있다는 외신 보도다. "편지를 받았습니다. 당신은 신경 쓰나요?(You've got mail. Do you care?)" 미국 유력지 보스턴 글로브의 1면 톱기사다. 스팸 메시지 등으로 천덕꾸러기가 된 e메일 계정 때문에 사람들이 골치를 앓고 있다는 것. 실제로 그렇다. 메일을 열어보지 않아 수십통, 수백통씩 쌓인다. 광고성 스팸 메일이 대부분이다. 그래서 확인해보지도 않고 지워버리는 경우가 많다.

2012년 전 세계 하루 평균 e메일 전송 건수는 1140억통. 이 가운데 61%는 불필요한 내용이라고 한다. 또 68.8%는 불특정 다수에게 일괄 전송하는 스팸 메일이라고 하니 그 정도를 알만하다. 그 자리를 SNS 등이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친구와 e메일을 주고받는 일은 거의 사라져간단다. 빈자리를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이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 둘 다 모든 세대의 친구가 되어가고 있다. 젊은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얘기다. 스마트폰으로 카카오톡이나 페이스북을 하는 중년들을 흔히 본다.

그래도 사람은 얼굴을 보고 살아야 한다. 만나서 수다도 떨고 스킨십을 해야 더 가까워진다. 너무 문명의 이기에 의존하지 말자. 원시적인 만남이 좋을 때도 있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를 통한 소통도 가능하다. 그러나 거기에 인간적인 매력은 없다.
그저 인간의 한 단면만 보여줄 뿐이다. 자주 만나는 것이 가장 좋다.
그렇지 못하면 전화라도 걸어 목소리를 듣자. 온라인에 매몰되면 정도 없어진다.

poongyeon@fnnews.com 오풍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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