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석학에 듣는다] 안전한 지구를 위한 마지막 기회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6.10 17:13

수정 2014.06.10 17:13

[세계 석학에 듣는다] 안전한 지구를 위한 마지막 기회

인류는 이제 기후변화에 대응할 시간적 여유를 소진했다. 과학자들은 지구 기온이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2도 올라가면 지구가 일찍이 경험해보지 못한 위험한 지경에 처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지만 우리는 이번 세기 안에 4도 또는 그 이상의 기온 상승을 향해 가고 있다.

행동에 나설 마지막 기회는 2015년 12월 파리에서 전 세계 지도자들이 모이는 21세기 연례 유엔 기후변화회의다. 이번에는 이전과 달리 각국이 약속했던 것처럼 결정적 행동에 나서기로 합의해야 한다. 1992년 세계 각국은 유엔기후변화회의 프레임워크를 채택하고 온실가스, 특히 이산화탄소(CO2) 발생을 줄여 "기후 체계에 대한 위험한 인류발 간섭"을 피해나가기로 약속했다. 그러나 1994년 조약 발효 뒤 온실가스 배출은 늘고 있다.
1992년 전 세계 CO2 배출량은 225억t이었지만 2012년에는 345억t으로 늘었다. 인류는 기후변화를 통제하기는커녕 가속화했다. 이는 우리 시대의 최대 윤리 이슈다. 전 세계에서 사용되는 화석연료는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빈국들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 또 많은 지역이 거주불가능해지고 식량 공급도 큰 충격을 받게 되면서 미래 세대 역시 위협받고 있다.

위험한 화석연료에서 풍력, 태양력, 원자력, 수력과 같은 저탄소 에너지원으로 바꾸고 탄소포획저장(CCS) 기술을 활용해 화석연료 충격을 줄일 수 있는 혁신적인 기술을 갖고 있는 이 시대에 말이다. "우리가 창조를 파괴하면 창조가 우리를 파괴할 것이다. 결코 잊지 말라"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지적은 정확하다.

교황의 강력한 메시지에 반영된 변화처럼 기후변화의 정치학은 개선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현재의 답보상태가 조만간 끝날 것임을 알려주는 6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우리가 일으키는 재앙에 대해 세계가 자각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머독의 선전도구들이 반과학적인 거짓말들을 날마다 쏟아내고 있지만 대중은 지속적인 가뭄, 대규모 홍수, 전 세계 많은 지역의 치명적인 혹서기 등을 목도하고 있다.

둘째, 전 세계 시민들이 화염 속으로 떨어지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셋째, 더 심각한 기후 충격이 기다리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은 지구 기온의 전반적 상승 추세로 인해 거대 엘니뇨가 이전보다 더 위험하다. 많은 과학자들이 엘니뇨로 인해 2015년은 지구 역사상 가장 더운 해가 될 것으로 믿고 있다.

넷째, 세계 최대 CO2 배출국인 미국과 중국이 마침내 이 문제를 심각하게 간주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미 행정부는 CCS 장비가 탑재되지 않은 새 석탄화력 발전소 건설을 막으려 하고 있고, 중국도 석탄에 대한 지나친 의존이 대규모 인명손실로 이어지는 막대한 오염과 스모그 원인임을 깨닫고 있다.

다섯째, 파리 협상은 마침내 전 세계 대중과 국가 지도자들 모두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게 될 것이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협상을 강화하기 위해 오는 9월 각국 정상이 참여하는 특별 정상회의를 열고, 유엔 지속가능개발해결네트워크(UN SDSN)는 7월 주요국이 어떻게 탄소를 줄이는 에너지 체계로 성공적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한다.

마지막으로 광합성 전류 발생기, 전기 자동차, CCS, 안전성을 높인 4세대 원자력 발전을 포함한 저탄소 에너지 선진 기술들이 싼 값으로 저탄소 에너지 기술을 현실화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라는 점을 들 수 있다.


기후변화 관리는 도덕적 책무이자 긴요한 필수항목으로 정치인들과 오일 메이저, 그들의 언론 선전에 맡겨두기에는 너무 중요하다.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지구연구소장

정리=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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