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국제 금융위기와 부동산/박일한기자

박일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09.18 20:52

수정 2014.11.06 00:28

지난 17일 건설주들은 줄줄이 하락세를 기록했다. 주가가 10% 이상 떨어진 건설사가 수두룩했다. 전 날 터진 미국 월가발 쇼크로 거의 패닉 상태였다. 그 이튿날엔 건설주가 다시 급등했다. 상한가에 가까이 간 건설사도 있었다. 미국 정부가 AIG그룹에 구제금융을 지원키로 했다는 소식 때문이었다.
주가가 오르는 기업이건 내리는 기업이건 기업의 실력이나 업황에 상관없이 오로지 외부 변수로 건설사들의 가치가 오르락 내리락한 것이다.

국제금융 위기 소식에 국내 부동산 시장 전망은 더욱 어두워졌다. 기대됐던 대출규제 완화는 물 건너갔고 프로젝트파이낸싱(PF)이 어려워지면서 건설사들의 사업환경은 더욱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무엇보다 향후 예고된 고금리와 금융 불안에 따라 부동산 수요심리는 더욱 꽁꽁 얼어붙을 것으로 예상됐다. 늘어만 가는 미분양에 건설사들의 어려움은 커지고 있으며 집값 상승을 기대하고 대출받아 집을 샀던 서민들은 높은 이자 부담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전통적으로 건설·부동산 산업은 내수산업이다. 해외 변수가 아무리 변해도 부동산이 지탱해주던 게 과거 패턴이었다. 부동산은 금융위기 때 힘을 발휘하는 종목이었던 것도 사실이다. 금융 혼란기엔 실물 투자 수요가 늘어나면서 상대적인 가치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부동산은 금리와 밀접히 연관돼 있다.
각종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은 물론 대출, 부동산 펀드 등으로 엮여 있어 과거처럼 금융과 부동산이 떨어져 움직이질 않는다. 그렇다고 분위기에 휩쓸려서는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지적이다.
부동산이고 주식이고 분위기에 따라 매매를 결정할 경우 득을 보는 경우는 거의 없어서다.

혼란스러울수록 중장기 자산 계획에 따른 재테크, 자기 처지에 맞는 내집마련 계획을 다시 짜보는 것은 어떨까.

/jumpcut@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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