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규제완화’도 때가 있다/김관웅기자

김관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0.05 18:07

수정 2014.11.05 12:07



“집값이 30%나 빠지면서 집을 보러오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고 있어요. 하지만 중개업소를 찾는 사람들마다 급락한 집값에 크게 매력을 느끼고 있어도 계약 직전에서 대출규제가 풀릴 때까지 좀 더 기다리겠다며 계약을 포기하고 돌아섭니다.”

최근 경기도 분당과 용인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중개업자들은 최근 수도권 남부 주택시장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동안 버블세븐 지역으로 지목되던 수도권 남부 집값이 바닥을 모르고 계속 주저앉고 있는 가운데 매수세력이 하나 둘씩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거래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팔려는 사람과 사려는 사람 간에 공감대가 맞아떨어지고 있지만 이들의 거래를 막는 것은 여전히 시장기능을 마비시키고 있는 대출규제다.

정부는 최근 고가주택과 종부세부과 기준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대출규제상의 고가주택 기준도 곧 6억원에서 9억원으로 상향 조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버블세븐 지역 내 아파트를 사려는 사람들은 폭락한 집값은 분명 매력 있지만 대출규제 완화를 앞두고 서둘러 집장만을 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로 인해 수도권 남부 버블세븐 지역 집값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최근 미국경제가 집값 하락으로 인한 금융위기로 휘청대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더 이상의 집값 하락은 위험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에 맞춰 정부도 그동안 꽁꽁 묶어 뒀던 규제를 하나 둘 풀고 있다. 그러나 시장은 규제완화가 기대에 못미쳤다는 듯 여전히 차가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규제 완화도 때가 있다. 고사직전에 빠진 시장을 그냥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면 지금이 대출규제 완화를 꺼내 들어야 할 때라고 생각된다.
물론 가계 금융대출로 인한 금융부실로 연결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충분히 마련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kwikm@fnnews.com 김관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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