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강남 부동산 규제 ‘확’ 풀어야/김관웅기자

김관웅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2.15 17:39

수정 2008.12.15 17:39



“서울 강북지역 집값은 집주인도 모릅니다. 요즘 자기 집값이 얼마나 되는지를 묻는 전화가 이어지고 있지만 자기 집값이 최근 몇 달새 1억원이나 빠졌다는 얘기를 듣고는 다들 깜짝 놀란다니까요.”

15일 서울 노원구 중계동의 한 부동산 중개업자는 올해 여름까지만 해도 ‘저평가’ 호재로 상승세를 타던 강북지역 집값이 최근 힘없이 추락하고 있는 데 대해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해 말부터 ‘노·도·강’으로 불리며 서울지역 집값 상승을 이끌던 노원·도봉·강북구 일대 집값이 글로벌 금융위기로 최근 들어 본격적인 하락 국면에 들어섰다. 강북지역 집값이 이처럼 꺾이고 있는 것은 강북 집값이 그동안 너무 많이 올랐다기보다 강남권 집값이 과도하게 떨어진 데서 기인한다. 노원·도봉구 등 일부 지역은 올해 여름까지 50% 이상 올랐지만 강남 집값은 같은 기간 30% 정도 떨어진 곳이 수두룩해 강북의 같은 면적대 아파트가 강남보다 비싼 ‘시세 역전’ 현상까지 발생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현재의 강남권 집값 급락을 방치할 경우 강북발 서브프라임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강북지역의 경우 강남에 비해 담보대출 의존도가 훨씬 높아 집값이 떨어지면 금융 부실화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 강남권 집값 폭락의 충격파가 강북 및 수도권 일대 주택시장은 물론 뉴타운 등 재개발 사업 등에까지 미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정작 중요한 ‘열쇠’인 강남권에 대한 규제에 대해서는 묵묵부답이다.
집값 급락에 따른 후유증을 막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정부는 당장 강남권 규제를 풀어젖혀야 한다.

/kwkim@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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