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부동산시장 신중히 접근해야/박일한기자

박일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5.11 17:02

수정 2009.05.11 17:02



최근 한 독자가 이메일을 통해 “대기업, 공기업 할 것 없이 대부분 기업들이 직원 연봉 삭감하고 구조조정하고 있는데 지금 부동산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누구일까요”라고 기자에게 질문했다. 아주 상식적이 물음이었지만 바로 답을 찾기 힘들었다.

기자는 몇 몇 전문가에게 전화를 돌렸다. 이들은 한결같이 ‘아마도 자금 여력이 있는 자산가들일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단기 부동자금 800조원’에 대한 말도 빼놓지 않았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엄청난 부동자금이 버티고 있는 것만으로 부동산 시장은 들썩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단기부동자금 800조원의 실체는 무엇일까. 최근 김광수경제연구소는 흥미로운 글을 발표했다. 한국은행 자료를 통해 요구불예금과 수시입출식저축성예금,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 부동자금에 속하는 단기성 자금의 흐름을 분석했더니 지금까지 큰 변동 없이 꾸준히 증가해왔다는 것이다. 부동산값이 폭등할 때도 이 자금이 투자자금으로 대거 부동산으로 흘러드는 등의 큰 변동이 일어난 적은 없었다는 것이다. 연구소는 단기 자금은 대부분 ‘대기성 투자 자금’이라기보다는 일상적인 거래를 위한 ‘결제성’이거나 ‘예비적 성격’이라고 결론지었다. 이에 대한 증거로 이 자금은 오히려 경기 호황 때는 증가율이 더 가팔랐다는 점을 내세웠다.


연구소는 국내시장에서 부동산 가격 움직임과 직결되는 것은 단기 부동자금 동향이 아니라 ‘주택담보대출 변동률’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현재 은행들이 이를 늘릴 수 있는 처지가 못되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으로 유동성이 적극 공급될 것으로 예측하고 덤벼드는 것은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요즘같은 격변기 부동산 시장상황에서 실수요자나 투자자들은 좀 더 차분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jumpcut@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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