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인터넷몰 성장 ‘빛과 그림자’/박신영기자

박신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3.13 18:11

수정 2009.03.13 18:11



며칠 전 한 유명 인터넷 쇼핑몰에서 쇼핑을 하던 김모씨는 L브랜드 토트백이 3만8000원이라고 적혀 있는 것을 보고 들뜬 마음에 구매를 했다. L브랜드의 경우 30만∼40만원대의 고가 제품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화이트데이를 겨냥한 특별기획전에 포함돼 있던 상품이라 김씨는 가격이 유난히 싸다 싶기는 했어도 ‘특가로 나왔나 보다’고 생각하고 가격에 대해서 의심하지 않았다.

그런데 주문하고 바로 다음날 ‘제품이 품절이라 배송할 수가 없다’는 연락을 받았다.

사정을 알아보니 제품이 품절된 것이 아니라 가격이 잘못 기재된 것이었다. 원래 38만원짜리 물건이 3만8000원으로 잘못 표기돼 있었다는 것. 잘못 기재된 가격이 하룻밤 이상 그대로 방치돼 있다 보니 구매를 한 경우가 많아 ‘제품을 배송할 수 없다’는 연락을 받은 고객들이 잇달아 항의 댓글을 올렸다.


해당 인터넷몰 관계자는 “가격이 잘못 기재됐을 경우에 대한 법원 판례가 있는데 금액의 10%에 해당하는 쿠폰을 고객에게 발행해주도록 돼 있다”며 “제품가격을 잘못 기재한 것은 잘못이지만 제품을 처음 가격으로 판매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인터넷몰 측은 구매고객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사정을 설명하고 쿠폰을 증정해주겠다며 사과를 하고 있지만 사태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고객들은 “인터넷몰측의 실수로 가격을 잘못 기재한 것이면 그쪽에서 책임을 져야하지 않느냐”며 쿠폰 증정으로 사태를 해결하려는 인터넷몰측에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인터넷몰은 올해 매출 20조원을 넘어 백화점 시장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01년 이후 매년 29.5%씩 성장을 거듭해 2006년에는 슈퍼마켓을 제치고 대형마트, 백화점과 더불어 3대 유통채널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소비자 불만도 성장률 못지 않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인터넷 쇼핑몰 관련 소비자불만 상담건수는 전년동기대비 20% 이상 늘었다. 지금까지 인터넷 쇼핑몰이 고속성장을 거듭해 왔지만 고객들의 신뢰을 잃는 사건들이 반복된다면 앞으로도 이같은 성장을 지속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인터넷 쇼핑몰이 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고객 신뢰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padet80@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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