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블로그광고 이대로 좋은가/백인성기자

백인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9.04.29 18:09

수정 2009.04.29 18:09



지난 1997년 최초의 블로그인 웹로그(web-log)가 등장한 지 11년 만에 블로그는 화제를 뿌리는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실제로 어떤 ‘맛집’의 음식에 대한 게시물이 인기 글로 등극하면 다음날 그 음식점에 사람들이 바글거리는 것은 더 이상 신기한 일이 아니다. 시장조사기관 닐슨 조사에 따르면 블로그는 지난해 사람들이 가장 신뢰를 가지는 매체 가운데 하나로 조사됐을 정도다.

그런데 만약 당신이 지금 읽는 블로그의 글이 어느 업체에서 광고비를 받고 그 대가로 쓰인 글이라면 어떨까. 뒤늦게서야 이 사실을 알게 된다면 기분은 참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문제는 기업체들이 제품 홍보 수단으로 블로거들의 게시물을 이용하는 일이 비일비재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블로그를 새로운 광고채널로 인식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최근에는 거꾸로 블로거들끼리 연합해 돈벌이(?)를 하기도 한다.
전문 블로거들이 모여 공동으로 제품평을 쓰고 후원이나 대가를 해당기업에 당당히 요구하는 식이다. 실제로 포털사이트에서 검색되는 ‘블로그 마케팅’ 전문업체는 수십개에 달한다.

문제는 대다수 누리꾼들이 대가성 게시물과 그렇지 않은 블로그 게시물을 분별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미국에서는 이런 문제를 감안, 광고 행위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적용할 태세다. 최근 미국연방거래위원회(FTC)는 30년 만에 ‘광고 가이드라인’을 개정하면서 블로그 마케팅에 대한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블로그 게시물에 기업 후원 여부를 표시하고 잘못된 평가로 인해 다른 이들이 손해를 볼 경우 이를 후원한 기업이 환불해주는 등의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골자다.

블로그 수가 지난해 말 기준 3000만개를 가볍게 넘어선 한국은 아직 이에 대한 기준이 전무하다.
국내에선 구매자들이 블로그 마케팅에 농락 당해도 괜찮은지 의문이다.

/fxman@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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