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업계에 따르면 이원진 구글코리아 사장은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의 국정감사일인 오는 11일 해외 출장이 잡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출석하겠다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사장의 해외출장 일정 때문에 구글이 국내에서 불법적으로 수집한 개인정보와 관련한 사안에 대해 이 사장으로부터 직접 얘기를 듣기는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다.
구글은 '스트리트 뷰' 개발 과정에서 무선랜(Wi-Fi) 망을 통해 한국인들의 개인정보를 무차별적으로 수집한 이유로 현재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최근 경찰은 구글코리아 본사를 압수수색한 바 있다.
오는 11일에는 애플코리아 앤드루 세지윅 대표가 국감장에 출석토록 요청받았다. 출석요청은 우편을 통해 이뤄졌으며 국감장에서는 아이튠즈 사용에 관한 내용이 주를 이룰 전망이다. 이외에도 아이폰의 애프터서비스(AS) 정책에 대한 질타도 예상되는 질문 가운데 하나다. 애플은 경미한 수리가 필요한 제품에 대해서도 모두 재생 휴대폰을 나눠주는 AS정책(리퍼비시 정책)을 펴고 있어 국내 소비자들로부터 '비싸다. 불편하다'는 등의 지적을 받아왔다.
하지만 세지윅 대표의 국감 참석 가능성은 거의 없는 상태다. 애플은 그동안 전 세계적으로 동일한 AS정책을 펴고 있는데도 유독 한국에서만 논란이 있다며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을 취해왔다. 그 근거로 애플은 미국 컨슈머리포트지가 선정한 13년 연속 소비자 만족도 1위에 애플이 올랐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세지윅 대표는 지난해에도 국감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대표 역시 국감장 출석요구에 대해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는 말만 되풀이 했다. 블리자드코리아는 "국회 요청 사안에 대해 언론에 먼저 알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회 출석 일정이 불과 사흘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도 '결정된 바 없다'는 공식입장은 사실상 '불출석 입장'을 굳힌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낳게 한다.
앞서 문방위는 마이클 길마틴 지사장에 대해 'PC방 보급정책 관련'을 이유로 출석을 요청했다. 블리자드는 지난달 18일부터 상용화된 '스타크래프트2'를 출시하면서 PC방에는 시간당 과금제를 채택해 논란을 빚었다. 전작인 '스타1'은 패키지를 판매해 PC방 입장에서 한번만 패키지를 구매하면 별도의 요금 지불 없이 스타크래프트를 사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스타2는 PC방에 시간당 과금제를 적용, PC방 업계로부터 반발을 불러왔다.
외국 기업들이 줄줄이 국감장에 불출석할 것으로 알려지자 국내 기업들 사이에선 '역차별 받는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인터넷포털 업체들은 한종호 NHN 이사, 이병선 다음 본부장, 김정호 한국게임산업협회 회장(NHN 한게임 대표) 등이 국감에 참여해 의원들의 질의를 받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감장 출석은 법을 지켜야 하는 당연한 의무"라며 "외국 기업이라는 이유로 국감을 거부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hong@fnnews.com홍석희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