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이보다 2∼3배 높은 가격을 지불해야 마실 수 있는 호텔 커피값은 어떨까. 24일 서울 시내 주요 호텔 로비 라운지 커피가격을 살펴본 결과 대부분의 호텔이 1만원 내외에 아메리카노를 판매하고 있었다.
이를 호텔별로 살펴보면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은 1만원, 서울 태평로 플라자호텔은 1만1000원, 서울 한남동 그랜드하얏트 서울은 9000원, 서울 남대문로 밀레니엄힐튼 서울은 9500원, 서울 역삼동 리츠칼튼 서울은 1만1000원, 서울 논현동 임피리얼팰리스 호텔은 1만2000원이다.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의 베키아에누보는 아메리카노를 7000원에 판매 중이어서 가장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테이크아웃을 겸하는 영업장으로 로비 라운지는 현재 리노베이션 중이다.
물론 이 가격이 전부는 아니다. 호텔 특성상 이 가격에 10% 세금과 10% 봉사료가 붙어 대개 1만원을 훌쩍 넘는다. 고급 고객의 입맛을 맞추기 위해 일리, 라바짜, 달마이어 등의 유명 브랜드 제품을 쓴다고 해도 충분히 비싸다고 느낄 만하다.
그럼에도 '호텔 커피'가 가격 논란을 피해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A호텔 관계자는 "호텔 로비 라운지의 주요 고객은 남성 비즈니스 고객"이라면서 "접대용 혹은 업무상으로 만난 고객들은 법인카드를 쓰는 비율이 높고 가격에 크게 개의치 않는 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한 뒤 부티크호텔로 변신한 플라자호텔은 커피 가격을 1000원 올렸지만 오히려 고객은 140%가량 늘었다. 가장 가격이 높은 임피리얼팰리스 로비 라운지 '델마르' 역시 비즈니스 고객들로 꽉 차 빈 자리를 찾기 힘들 정도다.
호텔이 제공하는 각종 서비스를 고려하면 이 같은 커피값이 적당하다는 의견도 있다. 대부분의 호텔이 무한리필을 제공하고 3∼4시간의 무료 주차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차를 몰고 시내에 위치한 일반 커피전문점을 찾는다면 사설 주차장을 따로 이용해야 하는데 이 경우 주차비가 커피가격보다 비쌀 수 있다.
호텔 커피값에는 훈련받은 정규 직원의 인건비도 포함된다. 일반적인 커피전문점이 2∼5명의 임시직원을 고용하는 것과 다른 점이다. 일례로 플라자호텔 '더라운지'는 수용 가능한 고객 수가 80명인데 주방을 제외한 홀 서빙 직원이 19명이다.
B호텔 관계자는 "호텔을 찾는 고객 대다수가 가격보다는 서비스의 질, 인테리어, 분위기를 중시해 '어디가 저렴하냐'보다는 '어디가 더 편한가'에 무게를 두고 선택한다"고 설명했다.
/wild@fnnews.com박하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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