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PC방 시장점유율 순위 집계사이트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스타2의 PC방 점유율은 14위다. 한때 7∼8위까지 오른 데 비해 한참이나 순위가 떨어진 것이다. 스타크래프트1(이하 스타1)이 5위를 차지하면서 여전히 강세를 보이는 것에 비하면 저조한 실적이다.
블리자드와 그래텍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2010년 출시된 게임 가운데 10위에 든 게임은 스타2가 유일하다’고 강조했지만 이제는 이 같은 해명도 어려워졌다.
스타1은 지난 1998년 처음 출시돼 전 세계적으로 600만장 넘게 팔려나갔으며 이 가운데 200만장이 한국에서 팔렸다. 스타1은 현재 전국 1만5000여곳의 PC방이 생겨나게 된 원인이 됐고 프로게이머라는 직종을 탄생시켰다. 이제는 익숙해진 ‘e스포츠’라는 용어도 스타1이 없었다면 생겨나지 못했다.
블리자드와 그래텍은 지난해 9월부터 글로벌스타크래프트2리그(GSL)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3회, 올 들어 벌써 2회의 리그를 치렀다. 오는 19일에는 GSL 결승전이 대전에서 열린다. 하지만 스타 게이머 부재, 게임 방송사들과의 불협화음, 지나치게 짧은 게임 진행시간 등의 문제 때문에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우선 스타 게이머 부재다. 현재까지 스타2 리그에 출전해 2회 이상 우승을 차지한 프로게이머는 한 명도 없다. 1회 김원기, 2회 임재덕, 3회 장민철 등이고 정규리그 우승자는 정종현(4회·아이엠엠브이피)이 차지했다. 매 회 우승자가 다르다 보니 소위 말하는 스타급 프로게이머가 나오기 어려운 것이다.
그나마 스타급 게이머를 찾자면 스타1 선수가 대부분이다. 스타1 게이머 가운데 임요환, 이윤열, 박성준, 박상익, 김성제 등이 스타2로 전향했다. 이들의 성적이 좋았다면 GSL 흥행에 큰 도움이 됐을 테지만 그러지 못했다. 최근 임요환은 승격강등전으로 떨어졌고, 이윤열도 두 번 연거푸 8강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1회 준우승자인 김성제와 박상익 선수 등도 예전 기량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은 매한가지다.
기존 게임 방송사들과의 불협화음도 스타2 흥행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현재 블리자드와 그래텍은 온게임넷 및 엠비씨게임과 손해배상소송을 진행 중이다. 지난 10여년간 자사의 허락 없이 게임을 방송해 왔다는 것이 블리자드와 그래텍이 두 게임 방송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이유다. 하지만 이 때문에 결국 스타2는 기존 e스포츠 팬들을 끌어들이는 데는 실패하게 됐다. 현재 GSL 경기는 곰TV 사이트와 케이블TV ETN, 대원방송, 인터넷TV(IPTV) 쿡TV 등에서 방송되고 있다.
경기시간이 지나치게 짧아 경기 흥미도가 떨어지고 한쪽이 일방적으로 이기는 게임이 많아지는 것도 GSL이 팬들로부터 외면받는 이유 중 하나다. 실제로 블리자드·그래텍은 경기시간이 길어지게 하기 위해 GSL에 사용되는 공식맵의 크기를 키우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일방적으로 지거나 이기는 경기가 반복되는 것은 순수히 선수들의 몫이기 때문에 주최 측도 어찌할 방법이 없다.
/hong@fnnews.com홍석희기자
■사진설명='스타크래프트2'는 지난해 7월 27일 처음 판매됐으며 불과 1개월 사이 전 세계적으로 300만장 넘게 팔려나가는 등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스타크래프트1'에 비해 상대적으로 게임 순위가 저조하고 최근엔 대회 리그도 큰 관심을 끌지 못하면서 '이대로 실패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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