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어음

파이낸셜뉴스       2002.03.31 07:41   수정 : 2014.11.07 12:05기사원문



표지어음(Cover Bill) 시장이란 금융기관이 할인하여 보유하고 있는 상업어음, 무역어음 등을 분할·통합해 새로 발행한 약속어음이 발행·유통되는 시장이다. 금융기관은 표지어음을 발행하게 되면 표지어음의 기초가 되는 원어음의 부도 여부와 상관없이 지급의무를 부담하게 된다.

표지어음은 일반적으로 만기 1년 이내인 원어음의 남은 만기를 기초로 발행됨에 따라 단기 금융상품으로 분류된다.지난해 6월말 현재 표지어음 발행잔액은 8조4606억원으로 전체 단기 금융시장의 5.1%를 차지하고 있다.

표지어음제도는 지난 89년 9월 수출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투자금융회사(현행 종합금융회사)에 표지무역어음 발행이 허용되면서 도입되었으며 지난 94년 7월에는 은행에 대해서, 95년 5월에는 상호신용금고에 대해서 표지어음 발행이 각각 허용되었다.

표지어음의 만기는 기초가 되는 원어음의 남은 만기 이내로 하며(은행 표지어음은 30일 이상) 최저 액면금액에 대한 제한은 없다. 발행금리는 시장금리 및 할인기간 등을 감안하여 결정되는데 은행 표지어음의 경우는 지준부과 대상에서 제외됨에 따라 CD금리보다 다소 높은 것이 일반적이다. 발행기관은 이자를 할인방식에 의해 선지급하고 만기시에는 액면금액을 지급하게 된다.

표지어음시장은 원어음 할인기업, 표지어음 발행기관, 표지어음 매수자로 구성된다. 기업은 운전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상거래 결과 받은 상업어음, 무역어음 및 팩토링어음 등을 금융기관에 할인 의뢰한다. 은행, 종합금융회사, 상호신용금고는 할인한 원어음을 분할·통합하여 표지어음을 발행할 수 있는데 지난해 말 현재 은행 표지어음이 전체의 89%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는 상호신용금고 표지어음이며 종합금융회사는 표지어음 발행이 저조하여 지난 2000년 4월 이후에는 발행잔액이 없다. 표지어음의 매수자로는 기관, 법인 및 개인 등이 있는데, 은행 표지어음은 보통 500만원 이상으로 발행되어 기관 및 법인이 주로 매수하고 있으며 상호신용금고 표지어음은 통장식으로 취급되어 예금상품의 하나로 인식되면서 개인들이 주로 매수하고 있다.

표지어음의 발행방식은 기관별로 다른데, 은행 표지어음은 실물증서 교부가 원칙이나 상호신용금고는 보관통장만을 발행하고 있으며 종합금융회사의 경우는 실물증서 교부와 보관통장 발행이 모두 가능하다.

표지어음 발행잔액은 외환위기 이후 금융기관들이 어음할인에 신중한 자세를 보임에 따라 원어음 부족 등으로 지난 98년중 큰 폭으로 감소하였다.
99년중에는 경기회복의 영향으로 소폭 증가세로 돌아섰으며 2000년에는 표지어음의 이자가 지난 2001년부터 시행되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이 부각됨에 따라 연말경 크게 증가하였다. 2001년중에는 표지어음 발행잔액이 다시 큰 폭 감소하였는데, 이는 기업구매자금 대출 및 전자방식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 등 어음할인을 대체하는 상거래 수단이 확대되면서 원어음이 계속 줄어든 데다 2000년말경 급증하였던 표지어음의 만기가 돌아온 데 기인한다. 앞으로도 표지어음시장은 원어음의 감소 추세에 따라 더욱 위축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민호 한국은행 금융시장국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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