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쇼크로 외국인 투자자들의 한국증시 이탈이 심화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최근 한달간 4조원이상 내다판 외국인의 매도공세가 시장 불확실성 고조에 따른 코리아디스카운트 심화로 거세질 수 있어서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4082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최근 한 달간 외국인 순매도액은 4조2385억원에 달한다. 같은 기간 개인(-1244억원), 기관(3조574억원)과 비교해도 상당한 규모다. 최근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 지수가 신규 수주 증가 등으로 개선되면서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순매도 행진이 멈출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실제 외국인은 전일 장 마감 기준으로 코스피 시장에서 565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는 지난 8월 16일(1조2000억원) 이후 최대 순매수 규모다. 이 때문에 외국인의 본격적인 귀환이 기대되고 있었다. 비상계엄 등 국내 정치적 이슈가 외국인의 투자심리를 다시 뒤흔들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6시간 만에 비상계엄이 철회되면서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화되진 않았지만,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미국 증시에서 한국 시장을 추종하는 '아이셰어즈 MSCI Korea ETF(EWY)' 등의 가격은 전일 장 대비 급락하는 등 경계감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신한투자증권 박석중 연구원은 "하룻밤 사이의 해프닝으로 마무리되는 양상이나 외국인 투자자들 입장에서 단기적으로 정치 불확실성을 회피하기 위한 자금 이탈 압력은 잔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LS증권 김윤정 연구원은 "국내 정치 리스크가 부각됐다"며 "비상계엄 직후 환율 및 한국 증시 추종 해외 상장지수펀드(ETF)가 변동성을 키웠던 만큼 국내 증시 역시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을 동반한 단기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증권가에서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기 전까지 증시의 추세적 정상화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외국인 자금 이탈 확대 가능성은 정치 리스크의 신속한 진화 여부에 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상상인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