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체장 후보 정책비교·전망
파이낸셜뉴스
2002.05.21 07:55
수정 : 2014.11.07 11:27기사원문
민주당 텃밭인 호남권은 여전히 민주당 후보들의 강세가 점쳐진다. 그러나 광주시장의 경우 민주당 이정일 후보가 자신의 선거운동원에게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으면서 무소속 후보들이 난립, 대혼전이 예상된다. 제주도지사는 ‘영원한 맞수’인 민주당 우근민 후보와 한나라당 신구범 후보가 접전을 벌이고 있다.
◇광주시=당내 경선에서 고재유 현 시장을 누르는 이변을 연출한 민주당 이정일 후보가 ‘금품 살포설’에 발목이 잡혀 위기를 맞고 있다. 이를 틈타 경선과정에서 이후보를 지지하고 후보를 사퇴했던 이승채 변호사가 지난 20일 무소속 출마를 공식 선언했고 이후보에 석패한 고재유 현 시장 역시 무소속 출마를 위한 수순 밟기에 들어갔다. 이밖에 정동년 전 남구청장과 정호선 전 의원, 민주노동당 박종현 광산지구당위원장, 광주경실련 공동대표인 김종재 전남대 교수가 ‘시민후보’로 도전장을 내밀어 광주시장은 7파전의 대혼전이 예상된다. 광주시장 선거의 최대 변수는 민주당 이정일 후보의 ‘금품살포’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결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남도=전남지사 선거는 허경만 현 지사를 누르고 민주당 후보로 선출된 박태영 전 산업자원부 장관과 무소속인 송재구 전 전남부지사, 송하성 전 공정거래위원회 심판관리관 간의 3파전으로 치러진다. 지역 정서 특성상 민주당 박후보의 우위속에 송 전 부지사와 송 전 심판관리관이 추격하는 양상이다.
박후보는 ‘낙후된 산업화’를 전남의 가장 큰 문제로 진단하고 교보생명 사장과 산업자원부 장관 등의 화려한 경력을 바탕으로 ‘경제 전문가’ 이미지 심기에 주력하고 있다. 박후보는 “낙후된 전남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외자유치를 통한 산업화가 절실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농도 전남’을 어떻게 ‘산업화’와 접목하겠다는 구상이 다소 추상적이다.
‘아이디어 맨’으로 불리는 송재구 후보는 ‘전남 부국론’의 깃발을 내세워 ‘유엔의 아·태본부 이전’ 등으로 “전남의 발전을 통해 나라를 부강케 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 송하성 후보는 탁월한 국제감각을 겸비한 경제전문가임을 자처하며 ‘전남을 자식을 키우며 살 수 있는 땅으로 만들겠다’며 표발갈이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전북도=민주당 강현욱 후보와 한나라당 나경균 김제지구당위원장, 무소속 손주항 전 의원이 출사표를 던져 3파전 양상이다. 그동안 출마의지를 강력히 피력해왔던 이무영 전 경찰청장은 최근 수지 김사건 조작·은폐와 관련,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출마를 포기했다.
민주당 강후보가 유리한 입장을 선점하고 있는 가운데 한나라당 나위원장과 무소속 손 전 의원이 그뒤를 쫓고 있는 양상이다. 강후보는 농림부 장·차관과 전북도지사를 지내고 여야에서 모두 정책위의장을 역임한 화려한 경력을 발판으로 재정자립도 전국 최하위권의 낙후된 전북을 발전시키는데 마지막 혼을 쏟겠다고 호소하고 있다. 한나라당 나경균 위원장은 40대의 젊음을 내세워 ‘변화와 개혁’을 캐츠프레이즈로 내걸었으며 임실과 남원 전주에서 9·10·13대 국회의원을 역임해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는 손주항 전 의원도 경력과 경륜을 강조하며 밑바닥을 다지고 있다.
◇제주지사=민주당 우근민 현 지사와 한나라당 신구범 전 지사의 양자 대결구도로 굳혀지고 있다. 두 후보 간 전적은 1승1패로 이번이 세번째 맞대결이다. 우후보는 지난 2월 말 여성단체가 ‘우지사 성추행 의혹’ 사건을 제기하면서 타격을 받았으나 최근 검찰이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지 않아 일단 치명상은 피한 상태다. 여론조사 결과 두 후보가 오차 범위내에서 치열한 혼전을 벌이고 있는 양상이다. 우지사는 “재정이 열악한 제주의 입장에서 중앙 예산을 끌어오는 것이 중요하며 그 적임자는 바로 우근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민선 2기 선거에서 낙선한 이후 축협중앙회장을 역임하는 등 그동안 권토중래를 꿈구며 지역 기반을 다져온 신 전 지사는 “제주발전의 새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 pch@fnnews.com 박치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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