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포시 눈감고, 드라마속을 걸어요
파이낸셜뉴스
2003.02.06 09:04
수정 : 2014.11.07 19:17기사원문
80년대 최인호의 소설을 영화화했던 ‘겨울나그네’의 촬영지로 알려지기 시작해, 2000년대 인기 드라마 ‘겨울연가’의 촬영지로 인기를 모았던 남이섬. 그곳에는 연인들의 산책로, 어린이들의 놀이시설, 토속적인 정취를 풍기는 카페와 갤러리 등 수많은 볼거리들이 넘쳐난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보내는 ‘발렌타인데이’에 사랑과 낭만의 섬, 남이섬 여행은 ‘딱 그만’ 이다.
북한강을 벗삼아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남이섬은 청평댐의 건설로 인해 생긴 섬이다. 남이섬선착장의 주차장에 차들이 제법 많이 모여 있다. 차를 섬으로 가져갈 수 없어 주차를 한 후 배를 이용해 섬으로 들어가야 한다. 주차비는 4000원. 남이섬까지 가는 배는 왕복표가 5000원.
배에 탄지 2,3분후에 남이섬에 도착했다. 전날 내린 눈이 흩뿌린듯 쌓인 남이섬은 솜가루를 뿌려놓은 것 같은 모습이다. 남이섬 선착장에서 곧게 뻗은 길을 따라 섬으로 들어가보면 이 섬의 이름이 유래된 남이장군의 묘소가 있다. 조선 세조 때 이시애의 난을 막고 25세에 병조판서를 지냈다가 역적으로 몰려 28세의 젊은 나이에 이슬로 사라진 남이 장군, “남아 이십에 나라를 평정하지 못하면 훗일에 누가 대장부라 하리오…” 남이장군의 쩌렁쩌렁한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장군터 옆 메타세콰이어길은 겨울연가 촬영장소로 유명한 곳이다. 눈이 내리지 않아 드라마속의 바로 그 풍경은 아니지만 섬 중앙에 넓게 펼쳐진 잔디밭은 눈밭으로 변했고, 섬 전체를 둘러싼 포플러 나무와 밤나무에는 새하얀 눈꽃이 피었다.
이외에도 영화‘ 중독’의 촬영장소인 은행나무길, 섬중앙으로 가는 큰길인 중앙잣나무길, 겨울연가 자전거 신의 목백합·백자작나무길 등은 산책로로 인기다. 자전거도 빌려준다. 장갑까지 챙겼다면 한번 타보는 것도 좋다. 1시간에 5000원.
중앙길가 오른편에 있는 ‘연가’라는 카페는 겨울연가의 펜이라면 가볼만하다. 드라마촬영장면을 소개하는 포스터와 사진들, 문화상품이 전시돼 있다. 카페 앞에서는 따뜻한 모닥불이 피워져 있다. 감자와 고구마를 구워먹는 가족들의 모습이 보기 좋다. 돌위에 앉아 불을 쬐며 몸을 녹인 후 ‘연인들의 숲’이라 불리는 섬의 남쪽으로 내려가봤다. 여기저기 한적한 곳이 많아 은밀한 행동을 하는 용감한 연인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오버라고 생각됐지만 왈츠를 추는 연인들도 만났다.
남이섬은 발걸음을 옮길때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몇시간을 말없이 걷기만해도 지루하지 않을 정도다. 우연히 드라마 ‘겨울연가’속의 배용준·최지우의 첫키스장소라도 발견한다면 꼭 사진을 찍어두고 여건이 된다면 재현해보는 것도 잊지말자. 특별한 표시가 되어있지 않아 섬을 대강 둘러보는 사람들은 쉽게 발견할 수 없는 곳이다.
*가는방법=버스나 기차를 이용해 가평에 도착하면 택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터미널에서 남이섬까지 5∼10분정도 걸리며 요금은 3500∼4000원 정도, 방향이 같은 다른 일행과 합석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 시내버스는 2시간간격으로 운행하기 때문에 시간을 맞추기 힘들다.
자가용은 대성리를 지나 청평, 가평에 도착해 경춘주유소 사거리에서 우회전한 후 2.4km 정도 가면 남이섬 주차장(선착장)이 나온다.
첫배시간은 오전 8시, 마지막배는 오후 9시30분이다.오전 8시40분∼오후 5시30분은 수시운항, 이후는 30분간격으로 운항한다.
/ jinnie@fnnews.com 문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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