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혹한 혹은 우아한 韓·日 공포영화
파이낸셜뉴스
2003.06.12 09:39
수정 : 2014.11.07 16:57기사원문
영화 개봉전부터 독특한 포스터로 눈길을 끌고 있는 공포물 2편이 관객을 찾아온다.
가족사진을 포스터로 내세운 ‘장화, 홍련’은 무표정한 가족들의 얼굴과 피묻은 잠옷에서 오싹함이 느껴진다. 일본 공포영화 ‘주온’은 거꾸로 세운 얼굴을 클로즈업해 끔찍한 모습을 하고 있는 눈 속의 사람을 부각시켰다.
◇전통설화 ‘장화,홍련’
전통설화를 모티브로 한 ‘장화, 홍련’이 국내 공포영화의 포문을 연다. 7월부터 ‘여고괴담 세번째 이야기-여우계단’ ‘4인용 식탁’ ‘거울 속으로’ 등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조용한 가족’과 ‘반칙왕’을 흥행시킨 김지운 감독은 ‘장화, 홍련’(제작 마술피리·영화사봄)을 통해 4년만에 장편 신작을 선보인다.
김지운 감독은 프로덕션 디자이너 조근현과 아트디렉터 박희정의 도움으로 아름다운 미장센을 지닌 공포영화를 만들어냈다. ‘장화,홍련’은 계모와 딸의 갈등이라는 소재를 현대화시킨 공포물이다. 주인공 이름도 장화(장미)와 홍련(연꽃)에서 따온 수미(임수정)와 수연(문근영)이다. 이야기는 신경정신과 병원에서 시작된다.
의사는 고개숙인 소녀에게 ‘그날 무슨 일이 있었냐’고 묻는다. 장면은 바뀌어 예쁜 풍경 속에 위치한 전원주택에 수미와 수연 자매가 도착한다. 젊은 새엄마(염정아)가 약간 과장된 몸짓으로 반색을 하며 맞아주지만 이들의 얼굴에는 경계심이 가득하다. 그리고 그 집에는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방으로 간 자매는 옷장에 같은 옷이 수십벌 걸려있는 것을 발견한다. 또 냉장고에는 피투성이가 된 물건이 신문지에 싸인 채 놓여있다.
죽은 엄마의 자리를 대신하려는 새엄마와 수미는 번번이 다투고 아빠(김갑수)는 방관으로 일관한다. 이 영화 마지막에는 색다른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12세이상 관람가. 13일 개봉.
◇일본영화 ‘주온’
주원(呪怨)의 일본식 발음인 주온은 강한 원한을 품고 죽은 사람의 한이 그가 생전에 살던 곳에 남아 그 곳을 거쳐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저주를 내린다는 것을 뜻한다. ‘주온’은 저주를 받은 사람들을 각 섹션별로 접근하는 새로운 형식을 취하고 있다.
섹션이 진행되면서 시간을 건너뛰기도 하고 과거로 되돌아오기도 한다. 한사람 한사람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이야기가 퍼즐처럼 겹치는 부분이 있다. 때문에 인물들의 관계가 서서히 드러나게 된다.
끔찍한 사건의 시작은 한 남자가 부인을 살해하고 자신도 자살한 사건에서 비롯된다. 그리고 그들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었다. 5년 후, 자원봉사자 리카(오키나메 구미)는 병든 노파 사치에를 간호하러 갔다가 어린 남자아이를 발견한다. 그리고 정신을 잃고만다. 그 일이 있기 얼마전, 카즈미는 새 집으로 이사를 온다. 남편 카츠야가 집을 나간 사이 사내아이를 발견한다. 직장에서 돌아온 카츠야는 어머니 사치에 병색이 짙어져 걱정이다. 또 아내 카즈미는 넋이 나가 있다. 5년전 사건에서 도망친 형사 토야마는 그 집에서 계속 사람이 죽는다는 얘기를 듣고 불을 지르려고 석유통을 들고 그 집에 찾아간다.
거기서 딸 이즈미(우에하라 미사)의 몇 년 후의 모습을 보게된다. 몇 년후 이즈미는 수학여행에서 귀신이 씌였다는 집에 간다. 거기서 죽은 아빠를 본다. 몇 년후 리카는 끔찍한 사건을 잊었다고 생각했지만 그 집이 자신을 부른다는 것을 느낀다.
12세이상 관람가. 27일 개봉.
/ pompom@fnnews.com 정명진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