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다의 비극적 사랑, 서울 잠실벌 울린다
파이낸셜뉴스
2003.07.01 09:44
수정 : 2014.11.07 16:18기사원문
1871년 12월 24일 카이로 오페라 극장. 청중들은 라다메스가 노래하는 ‘청순한 아이다’, 아이다가 부르는 ‘이기고 돌아오라’, ‘개선행진곡’ 등을 들으며 감동의 하루를 보낸다. 특히 단순한 리듬, 경쾌한 빠르기, 규칙적인 악절구조로 이루어진 ‘개선 행진곡’은 벅찬 희열을 가져왔다.이집트 장군 라다메스와 에티오피아 공주 아이다와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린 오페라 ‘아이다’는 이날 이후 전세계인의 사랑을 받게 되었다.1869년 11월 이집트의 왕 이스마일 파샤가 수에즈운하 개통 때 펼칠 이벤트중 하나로 베르디를 찾아 부탁한 작품이 마침내 빛을 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베르디는 갔지만 그의 혼을 담은 오페라 아이다가 ‘청아한 아이다’의 선율을 가을바람에 싣고 서울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 온다.9월 18일과 20일 이틀간 열리는 이 공연은 베르디의 고향인 이탈리아 파르마시의 파르마 왕립극장 오페라단이 내한,전율을 몰고 온다.
81회를 맞는 올 페스티벌(6월 21일∼8월 31일)에는 푸치니의 ‘투란도트’를 비롯해 베르디의 ‘아이다’ ‘나부코’ ‘리골레토’ 비제의 ‘카르멘’등이 공연된다. 베르디의 ‘아이다’는 지금까지 베로나 원형경기장에서만 총 423회나 공연된 이 축제의 대표작이다.
서울공연은 사상 유례가 없는 빅 오페라가 될 전망이다.무대는 베로나 원형경기장의 두배 정도며 길이 100여m. 극중 말과 낙타,코끼리 등 동물들과 1000여명이 넘는 출연진이 이탈리아에서 날아오며 최첨단 영상시스템과 대형피리미드구조물 등으로 입체감을 연출한다.
베르디의 ‘오텔로’,영화 ‘벤허’ ‘글래디에이터’ 등에 사용된 소품을 제작해 온 140년 전통의 무대소품 업체 란카티, 50년 넘게 오페라 무대의상을 제작한 무대의상 업체 CTC 등도 이번 잠실 공연에 참여, 1600여종의 소품과 의상을 제공한다. 의상 임대비만 약 2억원이며 동물들 임대료도 4억여원에 이른다.
1987년 세계적인 화제가 되었던 이집트 룩소르공연의 지휘자 도나토 렌체티와 루치아노 파바로티, 플라시도 도밍고 등과 공연,성가를 드높인 소프라노 마리아 굴레기나(아이다역),이 시대 최고의 극적인 테너란 칭송을 받는 쥬세페 쟈코미니(라다메스역) 등이 내한,각종 사회문제에 멍든 한국인의 가슴을 어루만져 준다.
연출자 스테파노 몬티는 “지난 5월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오페라 ‘투란도트’는 관객과 무대의 거리가 너무 멀어 음향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이를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무대감독 안토니오 마스토로마테이는 “내용은 클래식하지만 모던하게 연출하겠다”며 기대감을 부추겼다.
파르마시와 함께 공연을 성사시킨 배경환 CnA 대표는 “서울공연은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전혀 다른 아이다가 될 것”이라며 “서울공연을 계기로 유럽에 역수출하는 길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3만∼60만원,(02)2004-8290∼98
/ jch@fnnews.com 주장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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