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공연 티켓값 적정선은?
파이낸셜뉴스
2003.12.30 10:34
수정 : 2014.11.07 11:25기사원문
내년 2월말로 예정된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내한공연(지휘 오자와 세이지)이 새삼 화제다. 35만원(R석)에 이르는 고가의 티켓 값 때문이다.
35만원짜리 공연 티켓이 결코 싼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이것이 클래식 공연 역대 최고가는 아니다. 지금까지 국내에 올려진 클래식 공연 중 가장 비싼 입장료를 받은 경우는 지난 9월18∼20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오페라 ‘아이다’였다. 이탈리아 파르마왕립극장이 참여한 이 공연은 운동장에 G·R·VIP석을 따로 마련, 30만∼60만원에 팔았다.
운동장에서 열린 이벤트성 오페라 공연에 비하면 이번 빈필 내한공연의 티켓 값은 그다지 비싸지 않은 편이다. 그러나 비교 대상을 교향악단으로 좁히면 이번에 책정된 35만원은 역대 최고기록이다. 빈필이 지난 3월31일∼4월1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과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내한공연을 가졌을 땐 각각 30만원과 18만원의 입장료를 받았다. 올해 내한공연을 가졌던 정명훈의 도쿄 필하모닉(15만원), 로린 마젤이 지휘하는 서울시향(15만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14만원), 새무얼 웡의 홍콩 필하모닉(12만원) 등과 비교해도 싼 가격은 아니다.
그렇다면 클래식 공연 티켓값의 적정선은 과연 얼마일까. 이에 대한 해답을 얻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리는 한 음악평론가는 “같은 연주단체라도 언제, 어디서 공연하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진다”면서 “외국의 사례와 비교해 보면 의외로 좋은 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에 따르면 세계 3대 오케스트라의 하나인 빈필은 30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2004 신년음악회 350유로(약 45만원)를 시작으로 지난 10월 일본 도쿄 공연 3만1000엔(약 30만원), 내년 초 열릴 예정인 미국 뉴욕 공연 165달러(약 20만원), 지난 9월 열린 아일랜드 공연 125유로(약 17만원) 등 다양한 가격대를 보였다. 음악회의 성격이나 각국의 경제수준, 물가 등을 감안해도 이번에 책정된 35만원은 결코 적지 않은 금액인 셈이다.
/ jsm64@fnnews.com 정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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