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모니터 10분도 못 봐요”

파이낸셜뉴스       2004.01.15 10:38   수정 : 2014.11.07 22:07기사원문



“책 한 페이지를 넘기지 못합니다.”

올해 신년계획중 ‘자기개발’를 최우선 순위로 올려두었다면 자신도 모르게 혹사당하고 있는 ‘눈건강’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치열한 경쟁사회인 요즘 직장인은 물론 청소년들 사이에는 책을 펴든지 10분도 안되어서 눈이 아프거나 두통과 어지러움증 등의 증상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컴퓨터 모니터로 문서를 들여다보기만 해도 머리가 아프다”고 호소한다. 이런 사람들은 ‘책 읽기 싫어하는 사람, 일하기 싫어하는 사람’으로 낙인 찍히게 마련이다.

하지만 안과 전문의들은 그들을 비웃기 전에 ‘몸이 공부에 적응이 안돼 일시적으로 눈이 아픈지’ 아니면 ‘항상 눈의 피로를 느끼는지’ 여부를 먼저 살펴보는게 좋다고 충고한다.

서울 논현동 예안과의 최우정 원장은 “만약에 책이나 컴퓨터를 볼때 이같은 증상이 계속된다면 눈의 만성피로 증상인 ‘안정피로’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최원장은 또 “안정피로는 눈의 만성적인 피로로 휴식을 취해도 낫지 않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한 증상”이라고 설명했다.

◇안정피로란=컴퓨터 사용 인구가 증가하고 매스미디어가 폭발적으로 확산되던 지난 90년대 이후부터 안정피로 현상이 나타났다. 눈은 혹사시키면 눈의 굴절력에 이상이 생기고 그 눈으로 쉼없이 책을 보거나 작업을 하면 눈이 만성피로 증상을 겪게된다.

이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연령대는 어린이부터 어른에까지 다양하다. 게다가 요즘에는 자녀에 대한 교육열이 높아지면서 어린아이들이 이 증상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경우가 점차 늘고 있다고 한다.

미국의 경우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학생중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을 대상으로 시력교정 등 안과치료를 한 결과 대부분의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흥미를 느끼고 성적도 덩달아 올랐다는 연구는 유명하다.

결국 단순히 아이들에게 학원이나 공부만을 강요하다가는 자칫 공부자체에 흥미를 잃게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안정피로에도 정도가 있다=먼저 양쪽 눈의 시력차가 크게 차이(-2 디옵터)가 나면서 서로 다른 정보를 받아들이기 때문에 눈에 심한 피로가 발생하는 ‘부동시성 안정피로(짝눈)’가 있다. 이 증상은 일반적인 안정피로와는 달리 휴식만 취하면 금방 상태가 호전된다.

그러나 부동시성 안정피로는 양쪽눈의 시력차가 크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근본적으로 양쪽눈의 시력차를 좁혀주어야 한다. 이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처음에는 단순히 피로감을 느끼는 것에서 시작해 나중에는 심한 두통과 메슥거림, 구토 및 사물이 2개로 보이는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

게다가 증상이 심해지면 쉬는 것만으로 눈의 피로를 풀 수 없게 될 뿐더러 긴장감과 스트레스, 불암감이 심해지고 머리가 띵해지거나 가슴이 뛰고 귀가 울리는 증상까지 생길 수 있다.

최원장은 “부동시성 안정피로가 심해질 경우, 뇌질환으로 오해하는 사례까지 생기기도 한다”고 말했다.

◇왜 눈이 피로한데 머리가 아플까=눈은 인체에서 유일하게 외부와 직접 맞닿아있는 신경이다. 눈의 시신경을 통해 들어온 정보는 바로 뇌에 전달되기 때문에 눈은 ‘외부에 노출돼 있는 뇌’라고 불리기도 한다.

이같이 눈과 뇌는 바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눈의 피로는 바로 뇌까지 이어져, 뇌가 혹사당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두통이나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눈의 피로, 치료법은=부동시성 안정피로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안경이나 렌즈를 사용해 양쪽눈의 시력을 교정한다. 단 안경렌즈의 두께차가 너무 크게 날 경우에는 콘택트 렌즈를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전문의들은 지적한다.

최원장은 “콘택트 렌즈를 처음 맞출때는 시력이 더 좋은 눈의 렌즈 도수에 맞춰 착용하기 시작하다가 사물의 모습이 편안하게 보일 때 까지 서서히 나쁜 쪽 렌즈의 교정도수를 높이는 방법을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콘택트 렌즈의 착용이 불편할 경우에는 라식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라식수술의 장점은 다양한 짝눈의 유형에 맞춰 교정이 가능하기 때문에 양쪽 눈 모두 최고의 시력까지 보이게 할 수 있다는 점이다.

◇눈, 피로 할때는 이렇게=요즘처럼 경쟁이 치열한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눈은 혹사 당할 수 밖에 없다.
이때 눈의 피로를 풀어주는 방법으로는 책을 읽거나 모니터 등 가까운 곳을 장시간 본 다음에는 검지·약지·중지 세 손가락으로 관자놀이를 가볍게 눌러주고, 먼 곳과 가까운 곳을 번갈아 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 집중력을 요하는 업무를 할 때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뜨는 것을 반복한다.

이는 사람이 한 곳에 집중하다보면 무의식적으로 눈의 깜박이는 횟수가 평소에 비해 적어지기 때문에 의식적으로 눈을 깜박여주면 눈물이 각막 표면을 고르게 덮어줘 충혈이나 눈의 피로를 덜어줄 수 있다.

/ kioskny@fnnews.com 조남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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