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섬유…원가 올라도 제품값 그대로

파이낸셜뉴스       2004.04.13 11:02   수정 : 2014.11.07 19:16기사원문



‘원자재 블랙홀’로 불리는 중국이 최근 국내 석유화학 업체들로 부터 유화제품 수입을 확대하면서 제품 가격이 요동치고 있다.

특히 국내 화섬업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폴리에스테의 원료인 고순도 테레프탈산(TPA)와 에틸렌그리코(EG)등 원자재 수입 증가는 고스란히 국내 업체의 ‘부담’으로 남고 있다.

국내 화섬업체는 고객사인 직물제조사들이 워낙 영세해 원가 상승분을 제품가(원사값)에 반영시키지 못하지만 중국은 자국내 섬유 수요 증가에 힘입어 비싼 가격을 반영할 수 있어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는 형편이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중국은 폴리에스테르의 원료인 고순도 테레프탈산(TPA)와 에틸렌그리코(EG)등 원자재를 자체적으로 60%가량 생산하지만 섬유소비가 급증하면서 해외에서 들여오는 원자재도 늘고 있다.

이 가운데 삼성아토피나,SK㈜, 호남화학 등 국내 석유화학업체의 중국수출도 눈에 띄게 신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 아토피나는 지난해 1�^4분기 2억5900만달러 규모의 유화제품을 중국으로 수출했으나 올들어 수출실적이 3억700만달러로 20%가량 증가했고 SK㈜도 석유화학부문에서 78.3% 중국 수출물량이 증가하는 등 중국수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SK㈜ 관계자는 “중국이 세계 원자재를 빨아들이고 있는 가운데 유화분야에서 중국수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며 “향후에도 중국으로의 수출이 늘어날것으로 예상돼 매출비중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파라자일렌(PX)을 생산하는 BP와 엡손에서 화재가 발생해 중국은 PX 수급이 불안정해질 것을 우려, PX까지 손을 대고 있다.

이에 따라 고순도 테레프탈산(TPA)와 에틸렌그리코(EG)의 가격은 지난해 중반보다 30%이상 올라, TPA는 지난해 말 t당 593달러였던 것이 지난달 708달러로 최근엔 730달러 까지 뛰었다. 또한 EG는 같은 기간 668달러(t당)에서 830달러, 870달러까지 폭등했다. 게다가 파라자일렌(PX)은 공급부족 현상을 보이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원자재 가격 폭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화섬업계는 망연자실한 상태다.


 중국이 원자재를 마구 사재기하는 바람에 가격폭등을 부추기는 데다 이들 원료를 일부 공급하는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원료가격 인상을 요구하지만 이를 잠재울 이렇다할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원가 손실분을 자체 흡수하는데 한계에 달해 제품 공급가에 반영시킬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며 “그러나 고객사인 직물제조사들이 워낙 영세해 원가 상승분을 제품가(원사값)에 반영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또 “최근 석유화학업체들로부터 최근 10% 인상 통보를 받았다”며 “이 같은 추세로 간다면 생산라인을 멈추는 업체들이 속출하는 등 산업 경쟁력 약화가 불보듯 한 상태”라고 토로했다.

/ yoon@fnnews.com 윤정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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