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금융등 강화 명성 되찾기

파이낸셜뉴스       2004.11.07 12:05   수정 : 2014.11.07 12:20기사원문



조흥은행 노사는 지난 3일 마라톤 협상 끝에 신한은행과의 기본급 격차 해소에 합의했다. 특별보로금, 직급문제는 내년에 다루기로 하고 기본급만 푸는 데 5개월이 소요됐다. 신한은행과의 통합을 통해 리딩뱅크로 도약하려고 하지만 그 길이 녹록치 않음을 보여준다. 신한과 통합할 조흥의 뉴뱅크전략은 시너지 효과 극대화에 있으며 사전단계로 체질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내년 9월부터 본격 통합 돌입”=조흥과 신한은행은 내년 9월부터 본격 통합작업에 돌입해 2006년 9월쯤 한 은행인 ‘조흥-신한은행’이 탄생하게 된다. 107년 은행(조흥)과 22년 은행(신한)이 합쳐 ‘2008년 자산 규모 및 시가총액에서 명실상부한 1위은행’으로 발돋움하느냐는 향후 1년이 중대고비가 될 전망이다.

조흥은 이에 맞춰 두 은행의 내규, 매뉴얼, 수수료율 체계, 금리체계 등을 묶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조흥은행 고위관계자는 “경영의 기본철학을 맞추고 있는 과정”이라며 “내년부터 국민, 우리, 하나은행과 씨티, 조흥·신한과의 대접전이 예상되며 분야별로 누가 우위를 지녔는지, 하반기쯤 승자가 드러날 것으로 판단해 전략과 구체전술을 재점검중”이라고 덧붙였다.

조흥은 올해 경영목표를 부실자산 축소와 수익력 회복에 뒀다. ‘금융권 진검’ 승부에 대비한 기초 체력 다지기에 돌입한 것이다.

◇전성기 시절 영업력 회복에 중점=조흥의 내년도 순익 목표는 5000억원 이상이다. 과거 전성기 시절 ‘펀더멘털’을 되찾아 영업력을 끌어 올리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세부 계획을 보면 프라이빗뱅킹(PB)의 경우 선진국형 사업모델 구축, 차별화된 전용상품 개발, 전략적 제휴를 통해 고객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흥섭 PB사업부 팀장은 “70여개의 PB영업점 외에 5억∼10억원의 금융자산 고객만을 전문적으로 상대하는 2곳의 PB센터를 내년에 2개 추가 개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업금융의 경우 인베스트먼트뱅킹(IB)상품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전문 리스크관리(RM)조직 운용을 통해 다양한 맞춤상품을 내놓기로 했다.

2단계 방카슈랑스 시행에 대비 전산시스템 개발에도 착수했다. 또 8월부터 흑자를 거두기 시작한 카드분야도 우량 고객중심의 영업력 강화, 신용판매 위주의 안정적 수익원 확보에 매진할 방침이며 내년에는 신한카드와 통합문제도 본격 다룰 생각이다.

해외부문도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뉴델리지점, 베트남 빈즈엉성 현지법인, 로스앤젤레스지점을 개설하는 한편, 신한은행과 영업망이 겹치는 뉴욕, 런던, 도쿄, 톈진, 홍콩 등은 통폐합하거나 이전키로 했다.

◇노사화합 등 조직역량 극대화가 난제=조흥이 뉴뱅크전략를 통해 리딩뱅크로 도약하기 위해선 넘어야할 산도 적지 않다. 우선 두 은행의 비즈니스 모델을 융화하고 조직역량을 극대화해야 한다. 조흥의 고객기반과 신한의 리스크관리능력을 유기적으로 어떻게 묶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또 문화통합도 당면과제다. 조흥 직원의 가슴 속에는 여전히 ‘조흥과 신한의 만남은 잘못됐다’는 생각이 남아 있어 통합에 걸림돌이다.
향후 구조조정 우려도 갈등의 불씨다. 은행 관계자는 “신한이 4700여명, 조흥이 6500여명의 인력을 두고 있는데 다른 은행에 비해 1인당 생산성이 낮다”며 인력조정 필요성을 내비쳤다.

금융연구원 지동현 선임연구위원은 “조흥의 과제는 가장 효율적인 조직, 생산성있는 조직 형태로 통합해 그 여세를 몰아 국민은행을 뛰어 넘는 선도은행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 lmj@fnnews.com 이민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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