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P아트 ‘예술의 편견’ 벗긴다
파이낸셜뉴스
2005.06.21 13:10
수정 : 2014.11.07 17:35기사원문
아시아 문화의 맥락에서 전혀 다른 문화와 독자적인 성격을 보이는 한국과 일본의 대중예술·팝아트를 비교, 조명해 보는 전시가 열린다.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25일 오픈하는 ‘POP! POP! POP!-한·일 현대미술의 단면’전이다. 한·일 팝아트를 대표하는 작가 14명이 회화, 조각, 사진, 영상, 설치작품 등 100여점을 출품해 현란하고 흥미로운 시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국내에서는 지난 90년대 이후 자리잡기 시작했다.
이번 전시에 한국 쪽에서는 독창적인 비디오아트의 세계를 열어보인 백남준을 비롯해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는 젊은 작가들이 참가했다.
강영민은 보편적인 기호로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는 캐릭터를 이용한 ‘조는 하트’ 시리즈와 ‘랠리’ 등을 출품하며 이동기는 외국 만화 캐릭터인 아톰과 미키마우스를 교묘하게 결합한 ‘국수 먹는 아토마우스’와 ‘만국기’ 등을 전시한다.
앤디 워홀을 꿈꾸는 퍼포먼스 아티스트인 낸시 랭의 ‘타부 요기니’는 순수예술의 명품화 경향을 비꼰다.
안성하는 유리그릇 안에 버려진 담배꽁초나 형형색색의 사탕 등 일상에서 보는 사소한 것들의 회화적 복권을 꾀하는 유화 작품을 출품한다.
그래픽 툴과 사진으로 브랜드의 이미지를 온몸에 새겨넣은 김준, 고가의 시계와 보석 등이 새겨진 명품 브랜드 카탈로그에서 우리의 옛 미인들이 불쑥불쑥 나타나는 박윤영의 ‘까르티에 미인도’를 통해서는 우리의 소비문화를 돌아보게 한다.
우리의 전통 대중예술인 민화도 홍지연의 ‘박제된 꽃’ 시리즈와 홍경도의 ‘책가도’ 작업을 통해 팝적인 화려한 색채를 띤 새로운 민화로 재탄생한다.
반면에 일본 쪽에서는 점(dot)에 대한 집착을 극대화하고 있는 일본의 대표적 팝아티스트 구사마 야요이를 필두로 최근 주가를 높이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이 나왔다.
애니메이션과 만화에 대한 열정으로 만화그림에서부터 대량생산된 시계나 티셔츠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형태의 작업을 선보이는 무라카미 다카시, 10대 소녀들의 화장법이나 고교생들의 집단생활 등 일본 문화의 집단적 현상을 묘사하는 사진작가 사와다 도모코, 음식 재료를 이용한 ‘야채 무기’를 통해 문화적 편견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드러내는 쓰요시 오자, 영상작가 사와 히라키의 작품 등이 출품된다.
오프닝 퍼포먼스로 낸시 랭의 ‘SHOOT ME!’공연이 마련돼 있다. 전시는 7월31일까지. (02)720-1020
/ jjjang@fnnews.com 장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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