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채/장외파생상품과 한국시장

파이낸셜뉴스       2005.08.30 13:37   수정 : 2014.11.07 14:39기사원문



지난 81년 장외파생상품이 처음 소개된 이후 장외파생상품은 통화스와프(CRS)와 같은 단순한 구조에서부터 부채담보부증권(CDOs)이나 상품과 연계된 채권 등에 이르기까지 보다 복잡한 구조로 진화해왔다.

현재 장외파생상품의 종류에는 이자율파생상품(IRD), 주가연계채권(ELN), 선도금리계약(FRA), 신용연계채권(CLN), 신용디폴트스와프(CDS) 등이 있다. 이자율파생상품은 이자율스와프 등 이자율과 연계된 것으로 이자율의 위험을 헤지하려는 투자자들을 위해 태어났다.

또 주가연계채권은 개별 주식의 가격이나 주가지수에 연계되어 투자수익이 결정되는 것이며 80년대 초에 나온 선도금리계약은 장래 특정한 결제일로부터 일정기간의 금리를 거래일에 미리 결정한 계약금리로 합의하는 것이다. 장외파생상품의 탄생배경 자체가 위험을 헤지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위험의 구조화가 제일 중요하다. 위험의 구조화가 잘되어 있다면 위험을 최소화해 손실에 대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험에 대한 구조화의 이점은 투자자에게 수정된 위험과 수익을 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A기업이 B기업에 대한 투자 또는 대출과 관련된 인용위험을 헤지하기 위해 신용디폴트스와프를 통해 제3자인 C기업을 참여시킨다. A기업이 받아들이는 신용노출의 범위에 따라 C기업은 리스크 보호 범위를 선택하며, A기업은 더 많은 보호를 위해 더 많은 수수료를 내야 한다.

이에따라 투자자인 A기업은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B기업에 대한 투자와 연계된 신용노출을 제거할 수 있고 C기업은 정기적으로 리스크 보호에 따른 수수료를 챙길 수 있는 것이다.

또다른 예를 보자. 기초자산인 이자율이 오르거나 내릴 것이라고 보는 A기업은 금융기관인 B기업이 발행한 이자율파생상품에 투자한다. A기업이 가진 관점에 따라 B기업은 다양한 구조를 제공한다. A기업의 관점이 옳았다면 A기업은 일반적인 상품에 투자한 것보다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다. 반면 B기업은 A기업의 관점이 틀렸을 경우 받은 금액(일반상품을 발행했을 때와 같은 금액으로 받았다 하더라도)보다 적게 지불하면 된다.

장외파생상품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는 지난 94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의 파산과 97년 다이아몬드 펀드의 손실 등을 꼽을 수 있다. 오렌지카운티의 경우 이자율 전망에 대한 잘못된 판단으로 16억달러의 손실과 함께 카운티가 파산절차에 들어갔고 다이아몬드 펀드도 1억8500만달러라는 막대한 손실을 입어 SK그룹이 부도 직전까지 내몰리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지난 2001년 12월 개별주식에 장외파생상품시장이 설립된 데 이어 2002년 7월 자기자본 3000억원 이상의 증권사들에 매우 제한된 수준의 장외파생상품 취급이 허용됐다. 이후 2003년 3월에는 주가연계증권(ELS)이 처음으로 국내에 등장했고 올 3월에는 장외파생상품 취급기준 증권사를 자기자본 1000억원 이상으로 확대하는 한편 기초자산도 곡물, 광물, 농수산물 등 일반상품으로 넓혔다.

지난 2001년 연간 458조원이던 장외파생상품 거래규모는 올해 3719조원으로 급격한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선진국에 비해 한국은 여전히 전세계에서 차지하는 상대적인 비중이 낮다.
지난해 한국의 장외파생상품 거래비중은 전세계 장외상품거래의 0.1%에 불과했다. 반면 영국은 42.6%, 미국은 23.5%, 프랑스는 10.2%에 달한다. 일본도 2.6%나 됐다.

/ blue73@fnnews.com 윤경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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