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선물옵션 동시만기일 투자하려면
파이낸셜뉴스
2005.09.07 13:39
수정 : 2014.11.07 14:21기사원문
8일은 주요 시장참여자의 관심 이벤트인 9월물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이다. 우리는 1년에 12번의 옵션 만기를 경험하며 그 중 네번은 소위 세명의 마녀를 대적해야 하는 날(트리플 위칭 데이)이고 이번이 그 트리플위칭데이다. 한국 시장의 선물옵션 거래량은 전 세계 파생상품 거래량 중 으뜸으로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현상도 자주 나타나곤 하는데 특히 만기일에 심하다. 가끔 조용히 지나가는 경우도 있기는 하지만 만기가 가까워지면 증권시장에 발을 담고 있는 사람 모두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그런 의미에서 선물옵션의 만기에 무엇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를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듯하다.
만기에 이르면 가장 주목해야 하는 것은 프로그램 매매 동향이다. 만기가 아니더라도 프로그램 매매는 우리 시장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지만 만기에는 그 영향이 절대적이다. 프로그램 매매는 차익거래와 비차익거래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중 차익거래는 현물과 선물, 혹은 선물과 합성선물의 가격차(베이시스)를 기준으로 행해지는 매매다. 만기일은 가격의 변동폭이 커질 뿐 아니라 종가상 베이시스가 제로에 수렴하기 때문에 차익거래자들에게는 좋은 매매기회가 된다. 따라서 만기일 즈음해서는 차익거래가 얼마나 일어날 수 있을 것인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 규모에는 베이시스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매도차익잔고가 많은 것은 8월 중반 이후 시장이 조정을 거치면서 선물이 현물에 비해 저평가되면서(백워데이션, 즉 베이시스가 0 이하인 시장) 매도차익거래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현 차익잔고 수준으로만 본다면 이를 청산하기 위한 매수세의 유입이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차익잔고의 청산을 결정하는 것은 베이시스다. 차익잔고가 어느 정도의 베이시스에 청산될 것인지는 말그대로 ‘그때 그때 다르다’.
주식을 파는 가격이 사는 가격 수준에 달려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설정할 때의 베이시스에 따라 달라진다. 그리고 유리한 베이시스에 현물과 선물을 청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이번처럼 동시만기일에는 선물지수가 만기일 현물지수 종가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즉, 종가 베이시스가 ‘0’이기 때문에) 만기일 마감 동시호가에 현물과 선물을 모두 청산하든지 혹은 현물은 그대로 둔 채 선물을 다음 월물로 바꾸는 것(롤오버)이 가능하다.
전자의 방법을 취할 경우 이번 만기에는 매도차익잔고가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에 만기 동시 호가시 유입될 프로그램 매수규모가 증가한다. 반면 후자의 경우에는 프로그램 매수는 기대할 수 없고 선물만 9월물을 매수하고 12월물을 매도하는 선물 스프레드 거래가 이루어질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이번 만기에는 매도차익잔고를 청산할 것인지 롤오버할 것인지가 핵심이라 할 것이다. 스프레드 가격이 현 수준(+0.3)에서 추가로 하락할 경우에는 롤오버가 적극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반면 스프레드 가격이 현 수준보다 상승할 경우에는 청산을 통한 현물 재매수가 유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스프레드 가격을 예측해야 하겠지만, 스프레드 가격 추이는 만기일에 근접하면서 급변하는 경우가 많아 투자자들의 수급 동향과 당시 시장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만기에는 외국인의 선물 포지션에 주목해야 한다. 지난 주말 기준으로 외국인이 1만계약 이상의 누적 순매도 포지션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이 포지션의 향방에 따라 시장의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 만기일 이전에 매도포지션을 청산하는 경우(즉 1만계약 매수)에는 선물9월물의 시장베이시스 강세 반전과 스프레드 가격의 강세 유지, 그리고 이를 이용한 매수차익 물량의 유입이 예상된다.
/김현중 메리츠증권 메트로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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