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토끼’의 정체를 밝혀라,최강콤비 월래스·그로밋이 돌아왔다
파이낸셜뉴스
2005.11.02 13:52
수정 : 2014.11.07 12:34기사원문
1초 분량의 영화가 상영될 때 보통 24프레임의 필름이 돌아간다. 점토 인형을 움직여서 한 편의 영화를 완성하는 클레이 애니메이션의 경우 1초를 위해 최소한 24회 이상의 촬영을 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러닝타임 85분짜리 장편 클레이 애니메이션을 완성하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까. 정확한 수치를 내놓긴 쉽지 않지만, 적어도 클레이 애니메이션 제작에는 정교한 기술 외에도 은근과 끈기(이런걸 ‘장인정신’이라고 하는지도 모르겠다)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클레이 애니메이션의 명가(名家)로 알려진 영국 아드만 스튜디오의 ‘월래스와 그로밋-거대 토끼의 저주’가 4일 한국관객을 찾아간다. 지난 2000년 미국 메이저 영화사 드림웍스와 손잡고 만든 ‘치킨 런’ 이후 5년만에 선보이는 이번 작품은 아드만 스튜디오의 전통 캐릭터인 월래스와 그의 충실한 강아지 그로밋을 다시 전면에 등장시켰다.
그러던 중 월래스는 토끼의 뇌에서 야채에 대한 집착을 지워버릴 수 있는 기막힌 기계를 발명한다. 그러나 스위치를 잘못 건드려 졸지에 토끼의 뇌와 자신의 뇌에 문제를 일으키고 사고 이후 월래스와 토끼는 점점 이상한 행동을 보인다. 그리고 이때부터 마을에는 거대 토끼가 밤마다 출몰해 야채를 모두 먹어치운다는 괴소문이 나돌기 시작한다.
‘월래스와 그로밋-거대 토끼의 저주’에서 거대 토끼의 정체를 알아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귀엽기만 한 거대 토끼의 정체를 밝혀내는 과정이 스릴러 영화처럼 긴박하지도 않다. 대신 그 과정에는 은근하게 배어나오는 웃음과 알 듯 모를 듯한 교훈이 숨겨져 있다.
또 누군가가 달이 뜰 때마다 거대 토끼로 변신하는 모습이나 사람들 때문에 궁지로 몰린 거대 토끼의 운명, 거대 토끼를 제거하려는 약삭빠른 사냥꾼 빅터, 그의 비밀을 지켜주려고 애쓰는 그로밋 등등은 ‘늑대인간’이나 ‘킹콩’ 같은 추억의 명화를 떠올리게 해 극장을 찾은 관객에게 또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한편, ‘월래스와 그로밋-거대 토끼의 저주’는 본 상영에 앞서 지난 여름 개봉됐던 3D 애니메이션 ‘마다가스카’에 나왔던 펭귄들의 뒷 이야기를 그린 ‘마다가스카 펭귄들의 크리스마스 미션’을 보너스 무비로 10분간 상영한다. 전체관람가. 4일 개봉.
/ jsm64@fnnews.com 정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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